최태원 “AI 종속국가 전락할 수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현재 대한민국 경제가 꽝꽝 얼어붙었다며, AI 기술 개발 등 제조업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최 회장은 어제(25일) 서울 중구 상공회의소회관에서 회장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상(관세), 금융, 기술 문제에 정치 문제까지 대한민국 기업이 많은 어려움에 처했다”며 타개할 방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우선 최 회장은 제조업과 수출 중심 경제 구조가 ‘수명이 다했다’며 특히 제조업에서 “강력한 경쟁자들이 이미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때문에 제조업을 살리려면 AI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회장은 “AI를 어떻게 제조에 도입해서 남보다 더 좋은 물건과 제조 능력을 더 잘 가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실제 (우리나라) AI 능력이 다른 제조업 경쟁자보다 떨어지고 있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LLM(Large Language Model· 대규모언어모델)이 있지도 않고, LLM을 제대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내재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이를 위기로 판단했습니다. 최 회장은 “LLM이 안 되면 AI 종속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며 “우리 AI 인프라스트럭처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받아와서 써야 하는 형태로 전락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입장도 밝혔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달 대한상의가 주도한 경제 사절단 방미 당시 ▲지속적인 대미 FDI 투자 ▲에너지 등 미국산 수입 증대 ▲한미 기업 간 시너지 확대(6개 분야)를 미국에 제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 회장은 “(제안을 하자 미국 측이) 한국만큼 잘 준비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다준 적이 없었고 평가했다”고도 소개했습니다.

당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 장관 면담에선, 미국 측이 ‘대미 투자 확대’와 함께 ‘상호주의 관세’를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측은) 상호주의 형태로 가겠다, 한국이 미국을 어떻게 대하고 관세와 비관세 부분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응하는 형태로 하겠다는 입장”이라는 설명입니다.

이같은 통상 문제를 가로막는 정치적 불안 요소에 대해서는 “상대편이 보는 눈이 달라질 수는 있다.‘너희는 어떻게 되는 거냐?’라는 질문을 자꾸 한다면, 혼란이 빨리 수습돼서 리더십이 제대로 서는 나라라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방미 당시에도 “우리가 흔들림이 없이 계속 대화를 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걸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SK 회장으로서 현대차처럼 미국에 투자를 진행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미 계획돼 있는 투자들은 있다. 그대로 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중국 투자에 대해선 “돈을 벌 수 있는 확률과 기회가 많이 있다고 생각하면, 아무리 상황이 어떻다 하더라도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이나 중국이 계속 정책을 바꾼다면, 기업이 ‘두고 보자’는 상황으로 흐를 것”이라며 현재 불확실성이 걷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최 회장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 예외 논란에 대해 “출근하는데 버스만 타고 가라는 룰이 있다면 어떻게 느끼겠냐”고 반문하며 예외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최 회장은 “급하게 출근 할 경우 오토바이나 택시를 선택하지 못한다면 타격이 있고, 개인은 되게 불편해지는 상황이 된다”고 비유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규제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하나다. 하지만 너무 많은 비대한 규제는 자율을 억압시키고 창의성을 추락시켜 성장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지금 이 타임에 꼭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은 계속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대한상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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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누리 기자 (ha@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