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R&D 비중 평균 0.75%…세계1등 절반도 안돼

노희준 2025. 3. 26. 11: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조클럽 이상 상장사 12개 매출액 대비 R&D 비중
KT&G~오리온 평균 0.75%...100원 벌어 0.75원 투자
스위스 네슬레 1.86% 수준...세계1위 40%불과
"소재 등 원천기술 개발 및 혁신성과 기대하기 어려워"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식품회사가 연구개발(R&D)을 확대했지만, 세계 1등 식품회사인 스위스 네슬레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기업에서는 KT&G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가 가장 높았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자료=다트)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원을 넘은 이른바 ‘3조 클럽’ 식품회사 상장사 12곳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평균은 0.75%로 나타났다. 100원을 매출로 벌면 75원을 연구개발을 위한 비용으로 지출했다는 얘기다. 이는 전년도 0.73%에 비해 0.02%포인트(p) 증가한 수준이나 세계적인 선도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지출에 견주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 세계 1등 식품기업인 스위스 네슬레는 매해 17억스위스프랑(2조 83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데 이를 지난해 매출 914억스위스프랑(152조 1454억원)에 견주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우리의 2.5배 수준인 1.86%다. 비교 대상을 국내에서 찾아봐도 국내 식품회사에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연구개발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용이 2023년 4.4%라 이에 견주면 국내 주요 식품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는 4분1에도 안 되는 상황이다.

기업별로 보면 KT&G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중이 1.3%로 가장 컸다. 지난해 676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KT&G 관계자는 “차세대 제품(NGP)인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 구축과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연구개발 관련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면서 “KT&G가 2021년부터 3년간 출원한 NGP 분야 국내외 특허는 총 4374건이고 해외 출원 건수는 2017년 9건에서 2023년 1621건으로 늘어났다”고 했다. KT&G(033780)에 이어 CJ제일제당(097950)(1.22%), 대상(001680)(1.09%) 순으로 이들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로 1%를 썼다. 다음으로 농심(004370)(0.90%), 롯데칠성(005300)(0.74%), 롯데웰푸드(280360)·오뚜기(007310)(0.70%), 오리온(271560)(0.52%), 동원F&B(049770)(0.46%), SPC삼립(005610)(0.28%), CJ프레시웨이(051500)(0.14%)가 뒤를 이었다.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유통 회사라 제조기업인 식품회사와 직접 비교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긴 하다. CJ프레시웨이는 3조 클럽 중 유일한 식자재 유통 회사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2023년 R&D 센터를 신설해 본격적인 제품 연구 업력이 얼마 되지 않았다”며 “현재 R&D센터 등 제조 인프라를 기반으로 제품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고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객 맞춤형 소스와 PB 상품 등 개발에 더욱 박차 가할 것”이라고 했다. SPC삼립 관계자는 “자회사 물류회사인 ‘SPC GFS’을 제외하고 삼립 매출 기준으로 하면 연구개발비 비중은 0.58%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내 식품회사의 전반적인 연구개발비 비중이 크지 않은 것은 식품회사의 해외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큰 상황에서 정부의 가격통제가 이뤄지는 내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면 원천 기술 개발과 이를 통한 혁신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내 식품업계에 따라하기 ‘미투’ 제품이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용희 세종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을 가져야만 장기적으로 식품산업이 글로벌화를 할 수 있다”면서 “(국내식품회사는) 지금 소재 개발 등에서는 거의 손을 대지 못하고 단순 제품 개발에 머무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노희준 (gurazip@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