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야구방망이 폭행에 숨진 11살 아들…엄마는 방조 혐의 벗었다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지난 1월 아빠에게 야구방망이로 맞아 초등학생 아들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방조 의혹을 받아온 30대 엄마가 혐의를 벗었다.

27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방조 혐의로 수사한 30대 여성 A씨를 혐의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 1월 16일 오후 10시쯤 인천시 연수구 아파트에서 일어났다.

당시 A씨 남편은 초등학교 5학년생인 아들 B(11)군이 거짓말을 해 훈계한다는 이유로 야구방망이로 폭행했고, 다음날 오전 5시쯤 “아들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스스로 119에 신고했다. 온몸에 멍이 든 B군은 119구급대에 의해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외상성 쇼크’로 숨졌다.

경찰은 사건 이후 A씨가 범행을 방조했는지를 수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남편이 범행하기 전 두 딸을 데리고 동생 집에 간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오빠가 혼나는 모습을 두 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동생 집에 데리고 갔다”며 “남편이 아들을 말로 혼낼 줄 알았지, 그 정도로 때릴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그는 몇 시간 뒤 귀가해서 아들 B군이 남편에게서 폭행당한 사실을 뒤늦게 알았으나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해 잠자리에 들었다고 주장했다.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 남편은 지난 18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모든 잘못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학대 사건은 특례법에 따라 혐의없음 판단을 해도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며 “광범위하게 수사했으나 A씨가 남편의 폭행을 예상하고 방조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