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그렇게 어렵나”…마침내 천주교까지 나섰다, ‘시국선언문’ 발표

김주리 2025. 3. 3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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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사제와 수도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조속한 선고를 촉구했다.

천주교 교구장 6명을 포함한 사제와 수도자 3283명은 30일 사순절 제4주일을 맞이해 "헌법재판소의 주인은 국민입니다"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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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조속한 선고를 촉구했다.

천주교 교구장 6명을 포함한 사제와 수도자 3283명은 30일 사순절 제4주일을 맞이해 “헌법재판소의 주인은 국민입니다”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여전히 살아서 움직이는 대통령의 수족들이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인 국무총리는 ‘국회가 선출한 3인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지 않은 것은 헌법상의 의무 위반’이라는 헌재의 결정을 듣고도 애써 공석을 채우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헌재의 결정은 민주적 절차를 거쳐 내려진 법적 판단이니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며 국민을 훈계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죄를 지었지만 죄인으로 볼 수 없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라며 “총리의 이중적 처신은 헌법재판소가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중앙지법이 내란수괴를 풀어주고, 검찰총장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맞장구치는 자신감이 대체 어디서 생겨났겠느냐?”라며 “대한민국을 통째로 태우려던 불길은 군을 동원한 쿠데타를 넘어 사법 쿠데타로 번졌으며 걷잡을 수 없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억장이 무너지고 천불이 난다. 신속하고 단호한 심판을 기다렸던 시민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다. 사회적 불안과 혼란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면서 “화재를 진압해야 할 소방관이 도리어 방화에 가담하는 꼴”이라고 했다.

헌법재판소 여덟 명의 재판관에게는 “군경을 동원해서 국회와 선관위를 봉쇄 장악하고 정치인과 법관들을 체포하려 했던 위헌·위법행위를 단죄하는 것이, 명백한 사실도 부인하고 모든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자의 헌법 수호 의지를 가늠하는 것이, 그를 어떻게 해야 국익에 부합하는지 식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입니까?”라고 물었다.

이들은 “너희는 말할 때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마태 5,37)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여 “한참 늦었으나 이제라도 당장 정의로운 판결을 내리시라. 헌법재판소의 주인인 국민의 명령이다”라고 요구했다.

또한 “주권자인 국민은 법의 일점일획조차 무겁고 무섭게 여기는데 법을 관장하고 법리를 해석하는 기술 관료들이 마치 법의 지배자인 듯 짓뭉개고 있다”며 “정의 없는 국가란 ‘강도떼’나 다름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만도 못한 ‘사자들’이 우리 미래를 가로막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들은 “머리 위에 포탄이 떨어졌고, 땅이 꺼졌고, 새싹이 움트던 나무들은 시커멓게 타버렸다”라며 “미련한 사제, 수도자들이지만 저희도 불의의 문을 부수고 거짓의 빗장을 깨뜨리는 일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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