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개점휴업, KIA 2번은 최원준과 김선빈이 책임진다…꽃범호 웃게 하려면 이것도 극복해야[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투스트라이크 이후 낮은 공은 웬만하면 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
KIA 타이거즈는 일단 2도영과 3도영 논쟁을 할 수 없게 됐다. 김도영이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당분간 결장하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은 작년부터 2번타자라면 출루율 3할 7~8푼 정도를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야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에 시너지가 일어난다고 바라봤다.
결국 최원준과 김선빈이 이 역할을 해줄 수 있으면 김도영을 3번에 고정하는 게 낫다고 봤다. 그게 아니라면 김도영이 2번으로 가는 것도 괜찮다고 바라봤다. 어쨌든 김도영이란 선택지가 잠시 사라졌으니, 최원준과 김선빈이 2번타순을 소화해야 한다.
김선빈의 타격감이 좋다. 개막 2연전서 7타수 4안타 타율 0.571 3타점 2득점 OPS 1.339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김선빈을 개막 2연전서 6번타자로 기용했다. 대신 개막전서 9번타자로 기용한 최원준을 김도영이 이탈하고 첫 실전이던 23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서 2번타자로 썼다.
최원준은 개막 2연전서 8타수 2안타 타율 0.250 1득점했다. 개막전서 2안타를 쳤지만 2번타자로 나간 23일 경기서 4타수 무안타에 삼진 2개를 당했다. 25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서 다시 최원준을 2번으로 쓸 것인지를 지켜봐야 한다. 키움 선발투수는 23일처럼(우완 라일리 톰슨) 우완 김윤하다. 좌타자 최원준이 나갈 수 있다.
최원준은 김선빈보다 발이 빠르다. 일단 안타든 볼넷이든 출루하면 중심타선의 한 방에 쉽게 득점할 수 있다. 김선빈은 안타 2개 정도가 나와야 득점할 수 있다면, 최원준 장타 한 방에 득점할 수 있는 주력을 갖췄다. 2번타자로서 장점이 있다. 단, 현재 타격 페이스가 김선빈이 더 좋은 게 이범호 감독을 고민하게 할 듯하다. 출루율만 봐도 김선빈(통산 0.375)이 최원준(통산 0.353)보다 낫다. 중심타자들의 방망이가 좀 더 활발하게 돌아가면 김선빈을 2번으로 쓸 수도 있다.
최원준이 23일 광주 NC전서 당한 삼진 2개 중 하나는 ABS 시대의 맞춤형(?) 콜이었다. 모든 타자가 적응하기 힘든, 낮게 떨어지는 커브다. 작년에도 투수에겐 ABS 시대에서 커브가 유리하다는 시선이 있었다. 그런데 올해 ABS 높이가 살짝 낮아지면서 커브볼러가 더더욱 유리하게 됐다는 분석이 많다.
최원준은 이날 2-4로 뒤진 5회말 1사 1루서 라일리에게 삼구삼진을 당했다. 볼카운트 2S서 라일리의 3구 커브에 맥없이 당했다. 최원준의 시각에선 땅에 박힐 듯한 코스의 공이었고, 실제 NC 포수 김형준이 거의 미트를 바닥까지 가져가서 잡았다. 그러나 ABS는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했다. 최원준은 3루 덕아웃으로 돌아가면서 고개를 내저었다.
두 종류의 커브를 던지는 김도현이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서 같은 코스로 역시 루킹 삼진을 잡은 적이 있었다. 당시 김도현조차 뒤돌아서서 미소를 보였으니, 이건 확실히 투수들이 먹고 사는 코스가 될 듯하다. 타격의 리그인 KBO리그에서 투수들이 그나마 숨통을 틀 수 있게 됐다는 시각도 있다.
별 다른 방법이 없다. 최원준으로선 2번타자로 제 몫을 하려면 이런 콜에도 적응해야 한다. 이와 관련 강타자 출신 이범호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에 “투스트라이크 전까지는 그런 공 안 치겠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투스트라이크 이후 그 공이 어떻게 스트라이크 선언이 될지 말지 헷갈린다. 그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면 타자가 힘들어진다. 투스트라이크까지 원하는대로 쳐도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높은 공보다 낮은 공이면 웬만하면 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투스트라이크 이전과 이후로 나눠서 공략해야 하지 않을까. ABS를 보면 그런 느낌이 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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