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전 승패 좌우할 세 가지 핵심 키워드는? '척추 라인, 프레시, 잔디'
(베스트 일레븐)
오만을 상대로 원하는 결과를 챙기지 못했던 홍명보호가 요르단전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요르단전에서 승패를 좌우할 세 가지 핵심 키워드는 '척추 라인'과 '프레시', 그리고 '잔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을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을 치른다. 지난 20일 오만을 상대로 아쉬운 무승부(1-1)를 기록한 한국으로선 반드시 승리를 챙겨야 하는 경기다.
'척추 라인'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린다. 김민재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3월 A매치 2연전에 모두 나설 수 없어 중앙 수비에 큰 공백이 생긴 가운데, 이강인과 백승호까지 이탈해 중원에 전력 누수까지 발생했다. 팀에서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줘야 할 중앙 '척추 라인'이 무너진 셈이다.
중앙 수비는 지난 경기와 큰 변화 없이 '권경원-조유민' 조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두 선수는 오만전에 나란히 선발 출전해 센터백 자리에서 호흡을 맞췄는데, 홍명보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여러 차례 "수비적으로는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라고 강조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베테랑' 정승현까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중앙 수비에 새로운 얼굴을 기용해 큰 폭의 변화를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중원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백승호에 이어 이강인까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오만전을 쉬어갔던 황인범이 척추 라인이 무너진 홍명보호를 구할 '구세주'로 꼽힌다. 황인범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폭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동시에, 중원에서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찔러줘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해왔다. 부상 복귀 직후라 100%의 컨디션이 아니라는 건 불안 요소지만, 이보다 나은 선택지가 없다.
홍 감독도 요르단전을 하루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몸 상태가 좀 더 좋으며, 본인의 의지도 강하다"라며 황인범의 요르단전 출전을 시사했다. 여기에 박용우나 원두재가 상황에 따라 황인범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변화가 불가피해진 '척추 라인'을 잘 세워야, 야잔 알나이마트, 무사 알타마리 등 위협적인 공격수들이 건재한 요르단을 상대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칠 수 있다.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을 고려한, '과감한 변화'도 필요하다. 한국은 지난 오만전에서 전체적으로 무기력했다. 선제골이 나온 전반 41분까지 슛이 전무했을 정도로 고전했다. 전방으로 양질의 패스가 공급되지 않아 공격 전개에 애를 먹었고, '에이스' 손흥민의 몸도 평소와 달리 무거웠다. 손흥민도 오만전을 마친 직후, "나 스스로에게도 실망스러웠다"라며 자신의 경기력에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홍 감독은 매번 기자회견에서 "최종 훈련까지 지켜본 뒤 준비가 돼있는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성하겠다"라고 거듭 밝혀왔다. 그러나 오만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과연 최상의 컨디션을 보인 선수들로 구성한 게 맞는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제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선수라도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그라운드 위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다. 변화를 두려워해선 안 되는 이유다.
홍 감독은 요르단전을 앞두고도 어김없이 "프레시한(몸 상태가 좋은) 선수들을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따로 부연 설명할 필요 없이, 피치 위 모습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증명이 가능한 '프레시한' 라인업을 들고 나와야, 홍 감독의 발언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잔디 상태다. 한국 축구는 최근 잔디 문제로 곤욕을 겪고 있다.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아 K리그 팀들이 불가피하게 홈구장을 옮기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대신해 A매치를 개최할 장소를 찾는 등 대표팀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부상 위험과 경기력 저하는 덤이다.
설영우는 "(오만전을 뛸 때) 잔디가 많이 힘들었고, 부상을 당할까봐 겁이 났다. 공을 받을 때 불규칙 바운드가 많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선 예측하기가 힘들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이재성도 요르단전을 앞두고 "잔디로 인해 경기력에 지장이 크다.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오만전이 펼쳐진 고양종합운동장은 잔디가 육안으로 보기엔 큰 문제가 없어 보였으나, 실제 경기에선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잔디가 쉽게 들리고 땅이 파였다. 이를 의식한 듯, 선수들은 훈련에 돌입하기 전에 잔디를 꾹꾹 밟아보거나 그라운드에서 슛 동작을 해보는 등 잔디 상태를 직접 체크하기도 했다.
요르단전이 펼쳐지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의 그라운드 상태는 일단 비교적 양호하다는 평가다. 협회 관계자는 "그라운드가 조금 딱딱하긴 해도 고양종합운동장보다는 상황이 낫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만전처럼 실전에선 다른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경기는 B조 선두 한국(승점 15)과 B조 2위 요르단(승점 12)의 맞대결로, B조 선두 경쟁의 판도를 좌우할 중요한 한판승부다. 지난 10월 맞붙었던 3차전에서는 한국이 이재성, 오현규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챙긴 바 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각종 변수를 통제하고 과거의 좋은 기억을 살려, B조 선두 자리를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글=유지선 기자(jisun22811@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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