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토킹 체크!] - ‘낭만 감독 박사부'의 아름다운 한 페이지

이상준 2025. 3. 24. 12: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프볼=이상준 인터넷기자] 말은 늘 우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한다. 농구도 마찬가지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감독의 좋은 한마디가 경기를 반전시킬 때도 있다. ‘주간 토킹 체크!’에서는 KBL과 WKBL의 타임아웃과 매체 인터뷰 등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코멘트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번 회차는 WKBL 특집으로 구성, 지난 3월 20일 뜨거웠던 부산 BNK 썸의 우승 순간을 꾹꾹 눌러 담아보았다.

“우리 팀 참 재밌는 팀이네요!” - 박정은 감독 (부산 BNK 썸)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의 주인공은 부산 BNK 썸이었다. 정규리그 우승팀 아산 우리은행을 3전 전승으로 제압하고, 창단 후 첫 챔피언 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박정은 감독은 여성 사령탑 최초로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달성, 역사를 썼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시즌이었다. 김소니아와 박혜진까지 대어를 영입, 압도적인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시즌 중반 맞이한 박혜진과 이소희의 동반 이탈이라는 거대한 암초. 이는 BNK가 시즌 전 예측과 달리 정규리그 2위로 시즌을 마치게 만든 걸림돌이었다. 주전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평가는 시즌 전과 달리 강력한 챔피언 결정전 우승 후보로 꼽히지 못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는 BNK 선수단에 각성제와 같은 역할을 했고, 3-0 셧아웃이라는 완벽한 결과를 냈다.

‘V1’을 이끈 박정은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가진 시즌 마지막 매체 인터뷰에서 ‘고마움’을 주된 키워드로 소감을 전했다.

“경기 종료 버저 소리를 듣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네요. 우승은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잖아요? 저는 선수들 복이 참 많은 감독인 것 같아요. 우승은 선수들 덕분입니다. 챔피언 결정전 MVP인 (안)혜지를 비롯, 내 마음속의 MVP (박)혜진이, 행동대장 (김)소니아까지… 우리 팀 참 재밌는 팀이네요!”

WKBL 최초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달성한 우승. 박정은 감독의 WKBL 정복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위성우)감독님의 가르침은 여전히 제 몸에 있었네요” - 위성우 감독(우리은행) & 박혜진 (BNK)

이보다도 질긴 인연이 있을까. 12년이라는 시간을 동거동락, 9번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함께한 선수와 감독의 헤어짐. 운명의 장난처럼 헤어진 첫 해, 곧바로 챔피언 결정전 무대에서 만났다. 그리고 그 제자는 스승 앞에서 보란 듯이 위닝샷을 작렬, 스승에게 비수를 꽂았다.

하지만 스승 위성우 감독은 제자에게 연신 박수만을 보냈다. 이적 후에도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 박혜진을 향한 감탄과 고마움이 그 이유.

“아유 단 0.1%도 기분 나쁘지 않습니다. 혜진이도 부상으로 인해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것인데… 고생 많았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네요!”

박혜진도 화답했다. 친정팀을 상대에 대한 질문이 나올때 마다 “그저 한 경기일뿐”이라고 대답했던 그녀였지만, 이는 본심이 아니었다는 것을 전했다.

“친정팀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말을 시즌 중에 자주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아요. 마주칠 때마다 슬픈 감정이 컸고, 우리은행을 상대로 승리할 때는 죄송한 마음도 너무 컸어요. 정규리그 6번의 만남에 이어 챔피언 결정전까지 만나니까 더 그렇네요. 이번에 느낀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위성우 감독님의 가르침이 저의 몸에 다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요. 농구공을 놓는 그날까지 위성우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 죄송한 마음 모두 잊지 않고 농구할 생각입니다.”

감독과 선수의 관계를 흔히 ‘사제 지간’이라고 표현을 많이 한다. 위성우 감독과 박혜진의 낭만 넘치는 스토리야 말로 진정한 사제 지간의 면모 아니었을까.

“낭만 감독 박사부. 사랑합니다!” - 한상진 배우 (박정은 감독 남편)

BNK 우승의 숨은 공신은 경기장 한 켠에 따로 있었다. 박정은 감독의 남편 한상진 배우였다.

한상진 배우는 박정은 감독이 BNK 감독을 맡은 순간부터 부산으로 내려와 든든한 외조를 이어갔다. 챔피언 결정전 포함 BNK 전 경기를 직관하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 유튜브 채널 ‘뜬뜬’의 mini 핑계고에 출연해서는 BNK 구단과 연고지 부산에 대한 큰 애정도 드러냈다.

두 부부가 우승을 함께 한 것은 2004년 백년가약을 맺은 이후 2번째였다. 2006년 여름리그, 박정은 감독이 선수로 달성한 우승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19년의 시간이 흐를 동안 우승과는 인연이 닿을 듯 말 듯 쉽게 닿지 못했다. 하지만 부부는 끝내 감격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한상진 배우는 경기 후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아내 박정은 감독을 ‘감독님’으로 부르며 감동적인 우승 소감을 긴 시간 전했다.

“(박정은)감독님을 핸드폰에 ‘낭만 감독 박사부’라고 저장했어요. 선수들의 세밀한 부분까지 챙기는 감독님입니다. 지난 여름에는 집에 거의 들어오지 않으며 팀을 챙기셨습니다. 저는 최대한 감독님이 다른 부분에서 신경 쓰이지 않게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외조했습니다. 정규리그 우승을 놓쳤을 때는 정말 힘들었는데… 패배가 약이 될 것이라 다짐했고, 결과로 나왔네요. 최고참 혜진이와 막내 (김)도연이까지 선수단 모두가 MVP입니다.”

두 부부의 2024-2025 시즌은 그룹 데이식스의 노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처럼 결혼 생활의 한 페이지를 아름답게 채웠다.

 

#사진_WKBL 제공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