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마음 대신하는 것도 이젠 힘들다” 매번 말해도 달라지지 않는 환경에 지친 손흥민, 분노 표출 “바뀌지 않는 현실 너무 속상해” [GOAL 수원]
“바뀌지 않는 현실이 너무 속상하고 안타깝다.”
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요르단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 홈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매번 개선의 목소리를 내도 변하지 않는 환경을 두고 답답함과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교체되기 전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킥오프 5분 만에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이재성(마인츠)의 선제골을 도운 그는 이후 중앙과 측면을 자유롭게 오가며 공격을 이끌었다. 다만 직접 득점을 터뜨리진 못했고, 승리를 이끌지 못하면서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결과가 너무 아쉽다. 그러나 분명히 배워야 할 점이 있었다. 배움을 겸손하게 받아들일 위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B조 1위다. 그게 팩트다. 마지막까지 1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선제골이 들어간 후 선수들을 모은 건 집중하면서 끝까지 주도하자고 이야기해 긴장감을 심어주기 위함이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3차 예선을 치르는 동안 유독 안방에서 성적이 좋지 못하다. 4경기 동안 1승(3무)에 그쳤다. 손흥민은 “분명 아쉽다. 또 많은 팬분들 앞에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책임감을 가지고 있고, 신경도 많이 쓰고 있다”며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 (유럽에서) 온 친구들은 시차 적응을 못 해 버스에서 졸면서 훈련장과 호텔을 오고 간다. 그런 노력들이 보상을 받지 못하는 건 너무 아쉽다”고 했다.
이어 “이런 말을 반복해서 그렇지만 홈에서만큼은 가장 좋은 컨디션과 환경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고, 또 개선이 안 되는 것조차 속상하다. 선수들의 마음을 대신해 말하는 것도 이제는 어렵다”며 “이런 부분들을 모든 분들이 신경을 더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계속해서 손흥민은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런 것들이 발목을 잡으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바로 잡아야 하나 생각을 하게 된다”며 “많은 분들에겐 핑계로 들리겠지만, 축구 선수들은 정말 조그마한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우리에겐 세세한 것 하나하나가 너무 중요하다. 그런 세세한 것 하나하나에 따라서 결과가 많이 차이 나기 때문에 다 같이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추가로 손흥민은 잔디 상태에 대해서 “말하지 않아도 보셨을 거로 생각한다.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기들의 플레이를 다 보여주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며 “항상 바뀔 거라고 생각을 한다. 바뀌겠지 생각하지만, 바뀌지 않는 현실이 참 너무나 속상하다. 분명히 노력하시겠지만 다른 방법을 좀 찾았으면 한다. 어느 나라든 춥고 덥다. 그런데 어느 나라는 잔디 관리가 잘 돼 있고, 어느 나라는 잘 안 돼 있다”고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제 한국은 남은 9·10차전을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손흥민은 “우리가 B조 1위인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대로 1위로 마무리를 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어린 친구들이 태극마크를 다는 것을 영광스럽게 느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라를 대표해서 뛰는 건 대단한 일인데 그 선수들에게 무게감·부담감을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A매치 133번째 경기에 출전한 손흥민은 이제 최다 출전 대기록까지 단 3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아직도 정말 꿈같다”고 운을 뗀 그는 “많은 팬분들이 제 모습을 보면서 환호해주실 때 정말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느낀다. 이 사랑을 되돌려 드리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 팬분들 앞에서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고, 큰 사랑을 받아서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과 한 경기장에서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너무나 즐거운 일”이라며 “아직도 정말 열심히 하고 싶고, 더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저를 비롯해 어린 선수들을 많이 응원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부정적 이야기보다는 긍정적 이야기로 격려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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