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 아이언 거꾸로 잡고 왼손샷 날린 빌리 호셜, 극적인 버디로 묘기 완성… “아들 맞힐까 걱정됐다”

김경호 기자 2025. 3. 2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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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호셜이 24일 발스파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보기드문 왼손샷 이후 극적인 버디를 낚아 화제를 모았다. 2023년 월드골프 챔피언십 델 매치플레이에서 경기중인 호셜. |게티이미지



2014년 페덱스컵 챔피언인 남자골프 세계 20위 빌리 호셜(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기발한 왼손샷으로 믿기 힘든 버디를 잡아내 큰 화제가 됐다.

호셜은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 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 헤드 코스(파71·7352야드)에서 열린 발스파 챔피언십(총상금 870만 달러) 최종라운드 5번홀(파5)에서 9번 아이언을 거꾸로 잡고 샷을 해 공을 그린에 올렸다. 오른손 잡이인 그가 왼손샷을 자연스럽게 날려 온그린에 성공한 것도 놀라운데 그는 약 9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고 위기를 기회로 살려내는 묘기를 보여줘 더욱 큰 박수를 받았다.

호셜은 5번홀에서 티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냈으나 3번 아이언으로 친 세컨샷이 페어웨이 왼쪽 러프로 날아가 어려움을 맞았다. 더구나 공은 큰 소나무 아래에 바로 떨어져 오른손잡이인 그로서는 정상적으로 그린을 향해 샷을 할 수 없었다. 홀까지 거리는 127야드.

호셜은 “왼손으로 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며 “너무 멀리가지 않길 원하며 9번 아이언을 잡고 그냥 공을 공중으로 띄워 똑바로 가길 바랐다”고 했다. 반대편으로 서서 9번 아이언을 거꾸로 잡고 친 샷은 그가 마치 원래 왼손잡이였던 것처럼 정확히 날아가 그린에 안착했다.

샷을 준비하던 중 예상밖의 변수도 있었다. 호셜의 어린 아들이 약 45m앞 카트 도로 왼쪽에 앉아 있어 주의를 주는게 필요했다.

호셜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웃기는 건 제 아들이 바로 앞에 앉아 있어 그에게 소리쳐서 비키라고 해야 했다. 공이 어디로 갈지 전혀 몰랐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필요한 건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골프공으로 아들을 칠 뻔 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고 농담했다.

“그냥 운에 맡긴 샷이었는데, 성공했고 버디 퍼트까지 들어가다니…. 이런 웃긴 일이 종종 일어나네요”라고 유쾌한 웃음을 지은 호셜은 이날 버디 5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치고 전날보다 7계단 오른 공동 4위(8언더파 276타)로 마쳤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나온 기발한 왼손 샷과 성공적인 퍼트로 만들어낸 호셜의 ‘왼손 버디’는 팬들에게 웃음과 함께 우승자 못잖은 감동을 선사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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