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측 "경선 룰·취업, 명태균과 무관"… 검찰, 뒤집을 증거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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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오세훈 서울시장 간 부당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명씨의 여론조사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여론조사 비용을 지불한 오 시장 후원자의 주변인이 어떻게 서울시 산하기관에 취업하게 됐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오 시장 선거 활동에 명씨 여론조사가 쓰였고 이를 오 시장 측이 알았다면 부당거래 정황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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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여론조사 활용·대가 없었나' 조사
"명태균 조사 필요 없었다" 강하게 반박
당 지도부 위한 조사 가능성 배제 못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오세훈 서울시장 간 부당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명씨의 여론조사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여론조사 비용을 지불한 오 시장 후원자의 주변인이 어떻게 서울시 산하기관에 취업하게 됐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오 시장이 명씨 도움을 받은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는지 두루 따져보는 차원이다. 오 시장 측은 '명씨 여론조사를 활용한 적도 없고 대가를 지급한 적도 없다'는 입장이 확고해, 이를 뒤집을 물적 증거가 나오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최근 오 시장과 명씨 주변 관계자들을 잇따라 불러 '명씨 여론조사가 선거에 활용된 방식' '대가 제공 여부' 등을 캐물었다.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미한연)는 2021년 초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미공표 여론조사 13건을 진행했다. 명씨는 해당 여론조사로 오 시장 당선을 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돈 흐름과 관계자 진술만으로는 부당거래 여부를 입증하기 쉽지 않다. 여론조사 비용을 댄 것은 오 시장 선거캠프가 아니라 외곽에서 오 시장을 후원한 사업가 김한정씨였다. 게다가 '오 시장 측이 여론조사를 부탁했다'는 명씨 주장과 '명씨 여론조사가 이상하다고 판단해 잘라냈고, 이후엔 김한정씨가 캠프와 무관하게 명씨를 도운 것'이라는 오 시장 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검찰은 오 시장 선거 활동에 명씨 여론조사가 쓰였고 이를 오 시장 측이 알았다면 부당거래 정황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명씨는 당시 서울시장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에게 수시로 전송했다. 여론조사 전송은 오세훈-안철수 후보 단일화 협상 전략을 짜기 위한 정보 제공 차원으로 보인다. 검찰은 오 시장 측이 이런 정황을 알고 있었는지, 캠프 차원에서 명씨 조언에 따라 전략을 수립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김한정씨가 만든 사단법인의 이사들이 오 시장이 당선된 뒤 서울의료원 비상임이사 등 서울시 유관기관 자리를 꿰찬 배경도 살펴보고 있다. 김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대가로 주변 인물들의 취업을 청탁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 시장 측은 검찰 조사에서 이런 의혹들을 모두 일축했다.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 대해선 '공표 여론조사를 통해 오 시장에게 유리한 방식을 계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신뢰성이 낮은 미한연 조사에 기댈 필요가 없었고, 실제 캠프에서 관련 논의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명씨는 자신이 국민의힘 경선 룰 관련 조언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 시장 측은 '룰은 명씨를 만나기 전에 확정됐고 이후에도 명씨 조언을 들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씨 주변인의 서울시 유관기관 취업에 대해선 '명씨와 무관하게 오 시장 선거 때 외곽 지원한 이들 중 요건에 맞아 추천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명씨가 오 시장과 무관하게 제3자와 거래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당시 당내 입김이 약했던 김종인 전 위원장과 지상욱 전 원장 등이 자신들의 서울시장 선거 전략에 힘을 더하기 위해 명씨 여론조사를 이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명씨가 이 과정에서 비용을 충당하려는 목적으로 김한정씨에게 '오 시장에게 도움이 되는 여론조사'라고 주장했을 여지도 있다. 20일 오 시장의 사무실과 공관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자료 분석을 마치는 대로 오 시장을 불러 사실관계 전반을 확인할 예정이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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