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공장 신증설 '공격투자'… 현대차그룹, 美관세 정면돌파['정주영 정신' 되새기는 현대차]
글로벌 불확실성에도 투자 늘려
현대차 16조8천억·기아 4조2천억
신제품 개발·해외공장 등에 투입
현대자동차·기아를 비롯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가 올해만 27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전년보다 3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범위는 신제품 개발부터 국내외 공장 설비, 보완 투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중동·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차 업체들의 부상 등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투자 3조원 이상 늘려
23일 파이낸셜뉴스가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 현대로템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가 올해 계획한 투자 총액은 27조6834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약 3조7000억원 늘어난 금액으로, 증가율은 15.8%에 이른다.
예상 투자액은 현대차가 16조816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기아 4조2672억원, 현대모비스 2조4254억원, 현대제철 1조8030억원, 현대글로비스가 1조179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트랜시스, 현대위아, 현대로템은 6998억원, 3600억원, 1322억원을 올해 투자목표로 세웠다.
현대차는 특히 연구개발(R&D)과 공장 신증설, 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세곳 투자액의 합이 전체의 73.9%를 차지했다. 기아는 국내 공장에 전체의 62.2%를 투자,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해외 공장 가운데 자금투입이 가장 큰 곳은 미국(6114억원)이다. 해외 투자에서 37.9%가 이곳에 몰렸다.
대내외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제철은 지난해와 투자액을 비슷하게 잡았다. 이 기간 해외 투자는 일부 줄였지만 국내는 코크스 건식소화설비(CDQ) 신설, 당진제철소 액화천연가스(LNG) 자가발전,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 전환 투자규모를 800억원 이상 늘렸다.
나머지 계열사들도 신규 차종 개발 및 기술개발 등을 위해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투자계획을 세웠다. 대부분의 계열사가 전년 대비 투자규모를 올려 잡았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위기 극복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경기침체 등 높은 불확실성에도 전년 대비 3조원 이상 투자액을 늘린 이유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현재 현대차그룹에 닥친 위기는 △미국 관세 부과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 △내수 침체 등으로 요약되는데, 선제 대응을 통해 위험성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투자를 늘려 이를 극복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의지가 엿보인다"며 "사실상 오너의 결단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있었던 신년 행사부터 '위기 극복'과 '혁신' 키워드를 강조했다. 그는 "세상은 이미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지난해에 잘됐으니 올해도 잘될 수 있다는 낙관적 기대를 할 여유가 없다. 잘 버티자는 것은 좋은 전략이 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순신 장군은 전쟁 중에도 큰 것, 작은 것을 모두 잘 챙겼다. 이순신 장군의 정신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가 구상하는 혁신 중 하나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업이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해 9월 GM과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구체적인 협업 방식도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가 GM에 전기차 밴을 제공하고, GM은 현대차에 중형 픽업트럭을 제공하는 방안이다. 더 나아가 현대차가 향후 자사 모델 승합차를 GM 브랜드로 판매하도록 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 대응이라는 니즈가 맞아떨어진 양측의 협업 범위가 더 넓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를 늘린 현대차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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