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를 택하는 네덜란드 치매 환자들의 딜레마 [P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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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심리학자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니엘 카너먼은 2024년 3월 세상을 떠났는데 그가 사실은 스위스에서 조력사를 택했다는 사실이 지난 주말 밝혀져 논란이 됐습니다.
카너먼 본인은 사망 전까지 특별한 건강상의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배우자가 혈관성 치매로 오래 고통받았다는 사실이 그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알츠하이머병 등을 비롯한 치매 환자의 조력사 문제는 그 중에서도 가장 첨예한 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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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니엘 카너먼은 2024년 3월 세상을 떠났는데 그가 사실은 스위스에서 조력사를 택했다는 사실이 지난 주말 밝혀져 논란이 됐습니다. 카너먼 본인은 사망 전까지 특별한 건강상의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배우자가 혈관성 치매로 오래 고통받았다는 사실이 그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조력사(안락사)가 불법입니다만 여론은 입법에 호의적이며 작년에도 관련 입법안이 발의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윤리적 문제들에 대해 사회 내에서 충분한 논의가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알츠하이머병 등을 비롯한 치매 환자의 조력사 문제는 그 중에서도 가장 첨예한 사안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월 16일 치매 환자의 의료적 조력사가 합법인 극소수의 국가 중 하나인 네덜란드의 사례를 깊이 파고든 기사를 발행했는데 앞으로 관련 논의가 커질 수 밖에 없는 한국의 입장에서도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합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곧, 이레네 메켈은 자신이 죽을 날을 선택해야 한다.
서두르지는 않는다. 사실 그는 자신의 삶을 좋아한다. 바다 근처의 네덜란드 마을 카스트리쿰에 위치한 그의 집은 깔끔하고 바람이 잘 통한다. 뒷마당에는 꽃이 자라고 있으며 인근 거리에는 상인과 고객이 모두 서로를 잘 아는 시장이 있다.
하지만 그의 삶이 원하는 방식대로 끝나려면, 그가 원하는 것보다 더 빨리 날짜를 정해야 할 것이다.
"비극이죠." 그가 말했다.
82세인 메켈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 1년 전에 진단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인지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고 있음을 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안다. 그는 오랫동안 간호사로 일했으며, 혈관성 치매를 앓던 여동생을 돌봤다.
지금은 세 자녀가 거실 구석에 있는 큰 화면을 통해 날짜와 약속을 원격으로 알려주는 방식으로 생활을 겨우 관리해나가고 있다.
조만간, 집에서 혼자 지내는 게 안전하지 않게 될 것이다. 작년 8월 심하게 넘어져 팔꿈치가 부러진 일이 있었다. 그렇다고 자신의 자녀들과 살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자녀들도 각자의 직업과 각자의 자녀들 때문에 바쁘다.
그는 절대 요양원에는 가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그에게 요양원에 간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존엄성의 상실이었다.
네덜란드 시민으로서 그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의 시점에 도달했을 때 의사가 생명을 끝내도록 도와달라고 법적으로 요청할 권리가 있다. 그래서 그는 의학적 조력사를 신청했다.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기 직전이었던 2023년, 메켈은 네덜란드자발적생명종료협회가 주최한 워크숍에 참여했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희망사항을 명시한 사전 요청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배웠다.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라고 부르는 것을 요청할 조건도 적었다. 그는 자신의 자녀들과 손주들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대화를 나누지 못하거나, 자신의 집에서 살 수 없을 때로 결정했다.
그러나 메켈의 담당 의사는 메켈의 사전 의료지시서를 읽고서, 자신이 안락사를 지지하지만 안락사를 제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의 의사표시 능력을 상실한 사람에게 안락사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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