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 내려가고 공략해야죠" 호부지 계획이 현실로...그런데 불펜이 와르르 무너졌다 [광주 현장]

22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개막전 경기, NC 이호준 감독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NC 다이노스가 이호준 감독에게 첫 승을 안길 수도 있었지만, 불펜투수들의 부진에 울상을 지었다.

이호준 감독이 이끄는 NC는 2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2-9로 완패했다.

선발투수 로건 앨런이 6이닝 4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투구를 선보였고, 두 번째 김태경도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세 번째 투수 전사민이 ⅓이닝 2피안타 2사사구 4실점으로 부진했고, 네 번째 투수 김재열이 4피안타(1피홈런) 4실점으로 무너졌다. 김재열의 경우 아웃카운트를 단 한 개도 잡지 못하고 다섯 번째 투수 최우석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22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개막전 경기, 6회초 1사 만루 NC 박건우가 2타점 2루타를 날린 후 기뻐하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결과만 놓고 보면 당연히 NC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 내내 KIA에 끌려다닌 건 아니다. 경기 중반까지는 승리까지도 바라보고 있었다. 선발투수 로건이 2회말 1실점했지만, KIA 선발 제임스 네일과 투수전을 펼치면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사령탑도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었다. 경기 전 이호준 감독은 "타선 쪽에서 바뀐 부분이 별로 없다. 사실 오늘 3점 이상 뽑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로건도 그렇고 네일도 첫 경기라서 오늘 많은 투구수를 던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펜 싸움을 키로 꼽았다. 이 감독은 "타자 입장이라면 (네일의 공을) 치기 어려울 것"이라며 "선발이 잘 버티고, 6~7회부터 KIA의 불펜을 공략해서 승부를 걸면 어떨까 싶다"고 얘기했다.

22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개막전 경기, 1회말 NC 선발투수 로건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이 감독의 예상대로 KIA가 6회초를 앞두고 불펜을 가동한 뒤 경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선두타자 박민우의 삼진 이후 김주원과 손아섭이 각각 안타와 볼넷으로 출루했다.

여기에 후속타자 맷 데이비슨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1사 만루에서 박건우의 장타가 터졌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볼 2개를 골라낸 박건우는 조상우의 4구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직격하는 2타점 2루타를 쳤다. 경기 개시 후 NC가 처음으로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타선의 득점 지원에 로건도 힘을 냈다. 6회말 선두타자 윤도현을 땅볼 처리했고, 나성범과 위즈덤의 삼진으로 이닝을 마감했다. 로건을 최대한 끌고 간 NC로선 불펜투수들이 아웃카운트 9개를 채우면 이길 수 있었다.

22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개막전 경기, 7회말 NC 김태경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하지만 경기 후반 희망이 완전히 사라졌다. 세 번째 투수 전사민이 안타 1개, 볼넷 1개로 위기를 자초했고, 1사 1·2루에서 나성범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후속타자 위즈덤에게 볼넷을 헌납하면서 1사 만루를 만들었다.

NC는 김재열을 호출해 급한 불을 끄려고 했다. 하지만 최형우의 2타점 2루타가 터졌고, 김선빈의 2타점 적시타로 두 팀의 격차는 4점 차까지 벌어졌다. 여기에 한준수의 스리런 홈런까지 나오면서 승부의 추가 KIA 쪽으로 기울어졌다.

경기 전 이호준 감독은 "우리 팀에는 물음표가 많다. 감독도, 1~2선발도, 선발에 합류한 (이)용찬이도, 2번타자 (김)주원이도 물음표다. 그래도 그 물음표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순위가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첫 경기부터 뚜렷한 물음표를 확인한 NC가 불펜 고민을 어떻게 해결할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