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 옆엔 신랑 아닌 반려견…"아내·엄마 NO" 韓 비혼식 주목한 외신

김도엽 기자 2025. 3. 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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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혼인율과 출산율이 줄어드는 가운데 외신도 한국 여성의 '비혼식'을 주목하고 나섰다.

22일 뉴시스에 따르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결혼을 거부하는 한국 여성들 사이에서 '비혼식'이 시작되고 있다"라며 한국 여성의 비혼식에 관해 보도했다.

SCMP는 기업들이 결혼한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결혼 축의금 대신 '비혼 수당'을 신설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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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이대 웨딩 거리'의 한 드레스 상점에 순백의 드레스와 함께 연주복과 파티복이 전시돼 있다./사진=이혜수 기자

최근 국내에서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혼인율과 출산율이 줄어드는 가운데 외신도 한국 여성의 '비혼식'을 주목하고 나섰다.

22일 뉴시스에 따르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결혼을 거부하는 한국 여성들 사이에서 '비혼식'이 시작되고 있다"라며 한국 여성의 비혼식에 관해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강모씨(30)는 최근 서울의 한 사진 스튜디오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기념 촬영을 했다. 그의 옆에는 남편이 아닌 여섯 살 된 반려견이 앉아 있었다.

강 씨는 "이 옷을 입는 것은 항상 제 꿈이었어요"라며 "저는 누구의 아내나 어머니가 되지 않을 것이지만 행복해지겠다고 다짐했어요"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30대 인구의 51%가 결혼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0년의 약 4배에 달한다. 특히 서울에서는 30대의 60%가 미혼인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합계출산율은 1970년대 4명 이상에서 2023년 0.72명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9년 만에 소폭(0.03%P) 올랐으나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에 지난해 신생아 수는 전년보다 7.7% 감소한 23만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SCMP는 한국의 비혼 경향이 2016년부터 사회 전반에 받아들여졌다고 봤다. SCMP는 "새로운 삶의 방식은 여성들이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에서 해방을 추구하면서 뿌리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SCMP는 기업들이 결혼한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결혼 축의금 대신 '비혼 수당'을 신설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일부 기업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나, 사회문화적인 분위기는 변화가 더디다고 지적했다.

회사원 정모씨(32)는 2023년에 하객 40명을 초대해 자신을 위한 '비혼식'을 열었다. 정씨는 단발머리에 회색 정장을 입고 하객들 앞에서 "저는 평생 저 자신을 사랑하겠다고 맹세합니다"라고 선언했다.

정씨는 한국 사회의 유교적 가치에 뿌리를 둔 전통적인 가족 문화를 지적했다. 그는 여성들에게 결혼과 동시에 커리어 단절과 육아와 가사의 책임이 뒤따르는 현실을 두고 "결혼은 원치 않는 옵션이 너무 많은 패키지여행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 씨는 "우리 세대와 함께 대한민국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CMP는 "(한국은) 전체 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으며 많은 전문가가 국가의 '사라짐'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왜곡된 인구 구조로 인해 유망한 미래를 보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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