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논쟁…"최대 공포의 날" vs "좋아질 일만 남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로 규정한 4월 2일이 8거래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상호관세를 발표할 텐데요. 이를 앞두고 시장 불안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불안은 시장에서만 느껴지는 게 아닙니다. 월가는 잇따라 성장률 전망치는 낮추고 인플레이션 예측치는 높이고 있습니다. 나이키 페덱스 등 굵직굵직한 기업도 줄줄이 불확실한 경제 전망을 이유로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고요. 게다가 오늘은 4조5000억 달러 규모의 주식, 지수, ETF 옵션과 선물이 마감되는 '쿼드러플 위칭 데이'로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몸을 사렸습니다. 오전 내내 급락하던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는 유연성이 있을 것"(There will be flexibility on tariffs)이라는 말에 강보합 수준으로 돌아섰습니다. "기본적으로 상호적인 것"(Basically it's reciprocal)이라는 조건을 붙인 원론적 발언이었지만요. 다음주도 이번주와 비슷하게 상고관세 관련 발언에 시장은 계속 출렁일 수 있습니다.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5~0.9% 수준의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세 가지 요인이 있었습니다.
1. 기업들 “실적 안 좋을 것”
전날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줄줄이 가이던스를 낮춘 것입니다.
▶나이키(-5.43%)는 분기 매출, 이익이 월가 기대를 넘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분기(~5월) 매출 감소가 10% 중반의 낮은 쪽(low end of the mid-teens range)에 이를 것이라고 제시했습니다. 월가 예상(-11.5)보다 큰 것입니다. 지속적 구조조정과 함께 관세 영향, 소비심리 둔화에 따른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매트 프렌드 CFO는 "중국과 멕시코의 관세, 환율 압박, 약한 소비자 심리 등의 역풍이 몇 분기 동안 지속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페덱스(-6.45%)는 매출이 추정치를 상회했습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과 불확실한 배송 수요를 이유로 3개 분기 연속으로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존 디트리히 CFO는 "바뀐 이익 전망은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약세와 불확실성을 반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전날 아침 실적을 내놓은 컨설팅회사 액센추어는 주가가 폭락했었는데요. 일론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 활동으로 많은 정부와의 계약이 종료됐기 때문입니다. 줄리 스윗 CEO는 "새 행정부는 정부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도달이 영향을 받아 매출과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주택건설업체 레나(-4.02%)도 1분기 실적은 기대보다 좋았습니다. 하지만 2분기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 2.20달러는 추정보다 적었습니다. 스튜어트 밀러 CEO는 "높은 금리, 인플레이션, 소비자 신뢰 감소, 공급 부족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주택 시장에서 배제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이크론(-8.04%)도 예상보다 나은 분기 매출과 이익을 내놓았습니다. HBM 칩 매출이 분기 연속 50% 이상 증가하면서 2분기 1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마이크론은 2025년 HBM 칩의 총 시장(TAM) 예측치를 이전 200억 달러에서 350억 달러 이상으로 높였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HBM의 성장이 PC, 휴대폰 등에 들어가는 D램, 낸드 칩의 약세를 상쇄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었습니다.
이런 기류는 곳곳에서 확인됩니다. '최고경영자 매거진'(Chief Executive Magazine)이 2월 220명의 CEO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CEO들의 신뢰도는 한 달 동안 5포인트 하락해 13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이 조사 역사상 가장 큰 월별 하락입니다. 응답자의 39%만이 올해 사업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올해 초 52%보다 감소한 것입니다. 동시에 36%는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1월 20%보다 많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월가에서는 벌써 4월 10일 시작될 1분기 어닝시즌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나일스인베스트먼트의 댄 나일스 설립자는 "1분기 어닝시즌은 엄청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리라 생각한다. 1분기는 휴일로 출발하기 때문에 느리게 시작한다. 그리고 관세 소식이 터졌다. 4월 2일에 상호관세 발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을 때 많은 소비자나 기업이 큰 소비나 투자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기 어렵다. 항공사 실적 등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미 관세 위협 등이 발생하기 전에도 추정치가 이미 하락하고 있었다. 또 분기 경제성장률 추정치도 2%대에서 1%대로 떨어졌다"라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CIO는 조금 다른 의견입니다. 그는 "최근 달러 약세는 1분기 어닝시즌과 2분기 가이던스에 순풍을 불어넣을 것으로 본다. 특히 4분기 실적과 비교했을 때 그렇다. 금리 하락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 떨어지는 성장 전망
모두가 불확실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자 신뢰, 기업 신뢰도에 영향을 주고 있고요. 경제 전망으로도 스며들고 있습니다. 이번 주 미 중앙은행(Fed)은 경제전망요약(SEP)에서 2025년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낮췄죠. 그러면서 인플레이션(근원 PCE 물가) 전망치는 2.5%에서 2.8%로 높였습니다.
JP모건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캘리 글로벌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는 마치 스태그플레이션을 만드는 마법의 묘약과도 같다. 성장을 둔화시키면서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요인은 사실 매우 희귀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블랙록의 릭 리더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관세가 인플레이션과 기업 수익에 대한 위험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많은 회사가 고용이나 자본 지출(CapEx)을 미루는 이유로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하는 것을 보고 있다. 경영진이 명확한 결과를 기다리면서 여기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성장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결과의 범위는 여전히 매우 넓고 관세의 최종 형태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의 올해 상반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9%포인트 낮춰 1.5%로 조정했습니다. 애초 1분기 2.5%, 2분기 2.3%로 추정했던 것을 각각 1.5%로 낮춘 것입니다.
이유는 세 가지인데요. 먼저 소비 둔화입니다. 1월 소매판매 등 소비 지출이 매우 부진했다는 것이죠. 다만 2월 소매판매에서 통제군(control group) 지표가 급반등하면서 1월 소비 둔화가 일시적일 수 있으므로 1분기 이후 소비 전망은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두 번째는 관세 충격입니다. 예상보다 더 공격적이고 불확실한 관세 조치가 연이어 발표되어 경제적 충격을 유발하고 있다는 겁니다. 관세는 그 자체로 성장을 누르고 물가를 높이는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을 가져올 수 있고요. 또 관련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하반기에는 감세 효과로 기업 투자 반등을 예상합니다.
세 번째, DOGE 활동으로 인한 재정 지출 감축인데요. 재정 지출 증가율이 연말까지 거의 제로(0)에 가까운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는 겁니다. 또 공공 인력 감축으로 인한 소비 둔화도 예상되며, 이 영향은 2026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인플레이션 전망도 상향 조정했습니다. 애초 전망보다 더 빨리, 더 높아질 것이라며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3분기 3.0%까지 상승하고 이후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중국에 대한 20%포인트 관세 인상이 조기 시행됐고, 4월 2일 상호관세로 인해 미국의 실질 관세율이 1.5~2.0%포인트 추가 상승할 것으로 봤습니다. 그것도 "초기 발표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으나 일부 조치는 협상을 통해 철회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2025년 상반기 경제가 둔화할 것으로 보지만, 하반기에는 감세와 투자 반등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관세 충격과 정부 지출 삭감, 높은 인플레이션이 이런 전망에 주요 위험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습니다.
3. 유럽, 중국 증시 차익실현
관세 충격은 미국에만 미치는 게 아닙니다.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 중국 등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이번 주 OECD가 38개 회원국 대부분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배경입니다. 그래서인지 4월 2일이 다가오자 유럽, 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꺾이고 환율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유럽 증시가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는데요. 유럽중앙은행(ECB)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유럽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25% 관세는 첫해에 유로존 성장률을 약 0.3%포인트 낮출 것"이라고 경고한 게 계기가 됐습니다. 독일 의회가 천문학적인 재정 지출안을 통과시켰지만 독일 DAX 지수는 20일 1.2% 떨어졌고, 오늘도 0.47% 내렸습니다.
중국 증시도 기술주 중심으로 큰 폭 내림세가 이어졌습니다. 홍콩 항셍 지수는 20일 2.23% 내렸고요. 오늘도 2.19% 내렸습니다.
바이탈날리지는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유럽, 중국 증시에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BNF멜론은행은 "중국 등 신흥시장으로 몰렸던 투자자에게서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위험자산 보유를 꺼리는 심리가 나타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렇다 보니 유로, 위안화는 약세를 보이고 달러 강세는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ICE 달러인덱스는 0.23% 올라 104.09를 기록했습니다. ING는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에 앞서 미 달러에 대한 매도 포지션이 해소되고 있다. 유럽 주식은 이번 주 미국 주식에 뒤처지고 있는데 최근 드문 일이다. 상호관세 불안과 함께 우크라이나 휴전 낙관론이 식은 게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4. 트럼프 "관세 유연성"
주요 지수는 아침 한때 모두 1% 넘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주가가 회복되기 시작한 것은 정오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연성" 발언이 나온 직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은 해방의 날"이라고 반복하면서 "(빼앗긴) 돈 일부는 관세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나는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에서 만들기를 원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기자들이 '관세 예외를 고려하냐'고 묻자 "많은 사람이 예외를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본다. 그런데 한 나라에 해주면 모두에게 해줘야 한다"라면서 자동차 업계 요청으로 멕시코/캐나다 관세를 1개월 유예한 사실을 들어 "유연성은 중요한 단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유연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상호주의"라고 덧붙였습니다. 무작정 관세를 때리기보다는 협상을 통해 예외를 인정하거나 인하할 수 있음을 시시한 것이죠. 하지만 이건 다른 나라가 관세든 비관세장벽이든 미국에 대한 것처럼 똑같이 하겠다는 기존 태도와 차이가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관련 질문에 "시진핑 주석과 대화할 것이다. 그와 관계가 매우 좋고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맺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엄청난 흑자를 내고 있으며 우리는 그걸 원하지 않는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주가가 치솟기 시작했고 오후 1시께 나스닥이 플러스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발언에 채권 시장도 반응했습니다.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오후 4시 1.9bp 오른 4.252%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은 0.9bp 내린 3.948%에 거래됐습니다. RSM의 조셉 브루셀라스 이코노미스트는 "채권 수익률은 통상 성장이 둔화하는 때 하락하지만, 4월 2일부터 관세가 크게 인상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더 큰 변동성을 목격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5. 골드만 "Fed 어쨌든 금리 인하"
블랙아웃(침묵)에서 풀린 Fed 멤버들이 발언에 나섰는데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
-현재 기준금리는 '견고한' 일자리 시장과 목표 이상의 인플레이션에 부합한다.
-경제와 정책에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 통화정책의 핵심 이슈는 위험과 불확실성 관리다. 하향적 경제 위험과 상향적 인플레이션 위험은 모두 매우 크다. 그래서 현재 예측 경로는 적당해 보인다.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확실히 말할 수 없다. 전망을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불확실성이 많을 때는 상황이 해결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Fed는 꾸준한 입장을 견지하고 경제에 대한 장기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 지금 경제는 여전히 매우 강력하다.
-수입 규모는 GDP의 11%에 불과하므로 보복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 일회성 관세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더 크다. Fed는 관세에 대한 통화정책 반응을 판단하기 전에 관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하는지, 보복 가능성, 소비자에게 전가되는지 알아야 한다.
-나는 매도 비둘기도 아니고 데이터를 본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은행준비금이 충분한 수준에 가까워지면 자산 감축을 늦추거나 멈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내 생각에 우리는 아직 거기에 이르지 못했다. 은행준비금 잔액은 3조 달러를 넘고 있고 이 수준은 너무 풍부하다.
전반적으로 약간은 매파적이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윌리엄스와 굴스비의 오늘 발언은 Fed의 금리 인하가 더 늦게, 더 후행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관세가 부과되고 성장이 둔화하면 Fed가 어떻게든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많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관세가 예상보다 약하고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 (중립금리로 돌아가는) ‘정상화 인하’가 나타날 것이고, 관세나 다른 정책 변경으로 충분한 경기 하방 위험이 발생하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보험성 인하’라는 두 가지 경로가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6. 머스크 효과…테슬라 5% 급등
트럼프 발언 효과는 크진 않았습니다. 원론적이었으니까요. 결국, 주가는 보합 선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와 다우 지수는 각각 0.08% 강보합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테슬라 폭등(+5.27%) 덕분에 0.52% 상승세로 거래를 끝냈습니다.
테슬라는 머스크가 나선 게 효과가 있었습니다. 머스크는 어젯밤 직원회의를 열고 "장래는 밝고 흥미진진하다"라며 주식을 팔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프레몬트 새 생산설비에서 첫 번째 옵티머스 로봇을 생산했다 ▲ 자유도가 22도(기존 11도)인 새로운 옵티머스 손과 팔목이 생산되고 있다 ▲사이버캡은 궁극적으로 5초마다 한 대씩 생산될 것(모델 Y의 경우 35초) ▲4680 배터리셀은 현재 세계에서 kWh당 가장 저렴하다 ▲세미트럭 공장이 올해 완공을 향해 순항 중 ▲전기 수직 이착륙기인 eVTOL을 만드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요인들은 큰 그림에서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당장 전기차 판매량 감소가 문제입니다.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올해 판매량을 192만4000대(+7.5%)에서 161만5000대(-9.8%)로 낮추면서 목표 주가를 430달러에서 410달러로 떨어뜨렸습니다. 2030년 전망치도 기존 520만 대에서 470만 대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7. 근원 PCE 물가, 2.7%로 반등
다음주 경제 데이터 중의 핵심은 역시 28일(금) 발표될 2월 개인소비지출(PCE) 데이터입니다. 월가는 근원 PCE 물가가 전월보다 0.3%, 1년 전에 비해선 2.7% 올랐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한 달 만에 0.3% 상승한 것은 여전히 Fed 목표(월 0.17%)보다 훨씬 높은 것이고요. 전년 대비 수치는 1월(2.6%)에서 반등하는 것입니다. 성장에 대한 우려도 큰 만큼 개인소득(예상 +0.4%)과 개인지출(+0.6%)도 잘 살펴봐야 합니다.
24일(월)에는 S&P글로벌의 3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발표되는데요. 최근 약세를 보이는 심리 지표입니다. 역시 심리 지표인 26일(수) 콘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 28일(금) 미시간대 3월 소비자심리지수(확정치)도 나옵니다. 관세 위협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최근 주가 하락까지 기업과 소비자 신뢰도를 압박하고 있는데요. 제롬 파월 의장은 "설문조사 기반 데이터와 실제 경제 활동 간의 관계는 그리 긴밀하지 않았다"라고 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8. 4월 2일 증시 향방은?
다음주 시장은 오늘처럼 상호관세 관련 발언으로 인해 가장 많이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에버코어ISI는 상호관세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예측했습니다.
▷정책은 강경할 것이지만, 최소 로드맵은 제시될 것(정책의 최고 수위가 서서히 가시화)
▷전반적으로 상호관세가 부문별 관세(Sectoral Tariffs)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전망(부문별 관세는 일반적으로 ‘232조' 조사가 선행되어야 함)
▷상호관세는 10~15개 주요 교역국에 초점
▷관세율, 부가가치세(VAT) 등 정량적 요소와 비관세장벽 같은 정성적 요소를 모두 반영해 상호관세율 결정
▷협상을 통해 관세를 피할 수 있는 짧은 기간이 주어질 수 있지만, 그 기간에 합의되지 않으면 관세가 고정될 것
▷다른 국가들 반응이 중요–보복 관세 확전이 시작될 것인가?
▷4월 2일에는 완화 조치가 많지 않아 보이지만, 그 이후 점차 감세 정책으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
월가에서는 4월 2일이 부정적일 수 있다는 주장과 긍정적 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부정적일 것이란 주장은 야데니리서치가 대표적입니다. 야데니리서치는 "증시가 4월 2일에 예정된 관세 조치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본다. S&P500 지수는 2월 19일 이후 무역전쟁 우려로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는데 상호관세 조치가 이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버덴스캐피털은 "경제적 관점에서 알려지지 않은 것이 너무 많아서 4월 2일 관세가 어느 정도 명확해지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이차적 영향을 여전히 알 수 없다. 또 이것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일회성 타격일지 아니면 계속 반복될지도 알 수 없다. 우리는 여전히 장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첫 몇 달 동안 정리하고 나서 감세 연장을 준비할 것이고, 그것이 올해 하반기 다음 전투가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긍정적일 수 있다는 관측은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가 대표적입니다. 2018년처럼 궁극적으로는 시장이 관세 공포에서 회복될 것이라는 겁니다. 리 설립자는 "많은 사람이 관세를 처벌적이고 여러 나라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관세가 긍정적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상호 합의되거나 상호주의적 조치라면, 어쩌면 기업에게는 좋은 거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이후 예상보다 훨씬 더 큰 구원 랠리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르네상스매크로도 "4월 2일 관세 발표에 이어 무역 상대와의 지속적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므로 유동적 상황이 이어질 것이다. 많은 예측가는 관세 인상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다른 무역 상대가 관세를 인하하고 미국 기업의 시장 접근성을 넓혀줄 가능성도 있다. 이는 시장에 상승 놀라움을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매우 큽니다. 예측이 불가능하죠. 그리고 상호관세 정책은 아직 확정되지도 않았습니다. CNBC는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앞으로 2주 동안 관세가 확정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모든 사람이 4월 2일을 ‘최대 공포의 날’로 예상하지만, 사실 그날 분위기는 4월 1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와 골프를 치느냐에 달려 있을 것 같다"라고 냉소적으로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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