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산소 농도 아는 물범, 익사하지 않고 오래 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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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수영 선수인 해양 포유류 물범은 잠수해서 먹이를 사냥하지만 숨은 물 밖에서 쉬어야 한다.
물범은 혈중 산소 농도를 인지하는 능력 덕분에 익사하지 않고 잠수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산소 농도 변화에 따라 물범의 잠수 행동이 영향을 받는 것이다.
연구팀은 "물범이 혈중 산소 농도를 감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잠수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며 "다른 종에서도 유사한 산소 인지 메커니즘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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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수영 선수인 해양 포유류 물범은 잠수해서 먹이를 사냥하지만 숨은 물 밖에서 쉬어야 한다. 물범은 혈중 산소 농도를 인지하는 능력 덕분에 익사하지 않고 잠수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크리스 맥나이트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생물학부 연구원팀은 물범이 혈중 산소 농도를 직접 감지해 저산소증으로 익사하기 전에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결과는 2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됐다.
공기 호흡을 해야 하는 해양 포유류에게 가장 중요한 진화적 과제는 숨을 참고 잠수하는 동안 익사하지 않는 것이다. 익사를 피하려면 충분한 혈중 산소 농도를 유지해야 한다. 혈액 내 산소가 고갈되는 시점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 대다수는 혈중 산소 농도를 직접 인지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면 질식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등 산소가 부족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지해 호흡을 조절한다.
연구팀은 야생에서 포획한 회색물범(학명 Halichoerus grypus) 6마리를 대상으로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가 물범의 잠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회색물범은 일상적으로 수심 65m까지 잠수하고 약 4분 30초 동안 숨을 참는다. 최고 기록은 수심 436m, 잠수 시간 32분이다.
연구팀은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다양한 농도로 혼합된 가스를 흡입한 물범의 잠수를 관찰하고 신진대사 속도, 혈액 산성도 변화를 관찰했다. 물범들은 잠수하기 전 5분 동안 혼합 가스에 노출된 뒤 잠수 횟수나 물속에 있는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했다. 연구팀은 물범 잠수 데이터 510건을 확보했다.
분석 결과 일반 공기보다 농도가 200배 높은 이산화탄소에 노출된 경우 물범의 잠수 행동은 변하지 않았다. 물범이 다른 포유류처럼 이산화탄소 농도에 민감하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산소 농도가 2배 높은 경우에는 잠수 지속시간이 6.4% 증가하고 산소 농도를 절반으로 줄이자 잠수 지속시간이 10% 감소했다. 산소 농도 변화에 따라 물범의 잠수 행동이 영향을 받는 것이다.
연구팀은 "물범이 혈중 산소 농도를 감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잠수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며 "다른 종에서도 유사한 산소 인지 메커니즘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126/science.adq4921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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