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에 인간 두뇌 유전자 주입했더니···혹성탈출 현실판? [생색(生色)]
[생색-43] “Apes! Together! Strong!” (유인원은 뭉치면 강하다.)
치매 치료제로 개발중인 약물 주사를 맞은 실험용 침팬지가 있습니다. 그가 새끼를 낳았는데, 어째서인지 다른 침팬지와 다른 느낌입니다. 마치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보여서였습니다.
새끼가 인간처럼 고도의 지능을 가졌습니다. 약물의 두뇌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침팬지 새끼에게 영향을 끼친 것이었습니다.
결집한 유인원들은 이제 인간에게 본격적으로 저항합니다. 잘 조직된 반란군의 모습이지요. 말을 타고 군사를 이끄는 시저의 모습은 고대 로마의 카이사르만큼이나 카리스마가 넘칩니다(시저라는 이름은 카이사르의 영어식 발음이기도 합니다). 할리우드 유명 영화 ‘혹성탈출’의 이야기입니다.
동물을 인간처럼 만드는 물질이 실존할까요. 예, 그렇습니다. 이 물질을 동물에게 주입하면 실제로 인간처럼 똑똑해질까요. 이는 절반의 정답입니다. ‘혹성탈출’을 실현해보려는 과학실험에 관한 이야기로 대답을 대신하겠습니다.
인간을 비롯한 고등 포유류 동물은 대뇌에 신피질이라는 부위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인간의 신피질은 다른 동물보다 월등히 큰데, ‘ARHGAP11B’가 작용한 덕분입니다. 이 물질은 인간 외 어떤 동물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핵심 물질이었던 셈입니다.
신피질 크기가 커짐과 동시에 일반 생쥐보다 뇌 크기가 더 커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뇌 표면이 매끈한 생쥐들과는 다르게 뇌에 주름도 여럿 확인됩니다. 마치 인간의 뇌를 닮은 것처럼.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마모셋 원숭이 태아의 뇌가 일반 원숭이의 두배가 넘을 정도로 크게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뇌 표면 주름은 인간과 거의 흡사할 정도였습니다.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 짓는 큰 신피질 역시 포착됩니다. 신경 세포인 뉴런의 수 또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과학자들은 유전자 조작 원숭이가 인간과 유사한 능력을 보였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뇌의 큰 용량과 많은 주름이 원숭이의 학습 능력을 향상했을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인간과 단순한 대화를 했을 수도 있고, 훨씬 더 사회적인 모습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유사 연구가 계속해서 용인된다면 세계에 수 많은 인간형 원숭이가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지요. 과학자들이 두려워한 세계였습니다. 그렇다고 미지의 결과를 아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동물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능력으로 놀라움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저희가 전해 온 이야기이고, 앞으로 전할 이야기의 메시지입니다. 시저의 말마따나 “Animal, Together, Strong.”
ㅇ인간의 두뇌와 행동능력을 향상시키는 유전자가 2020년 발견됐다.
ㅇ이 유전자를 마모셋 원숭이 배아에 투입하는 ‘현실판 혹성탈출’ 실험이 이뤄졌는데, 실제로 두뇌가 인간처럼 커지고 주름도 많아졌다.
ㅇ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태아를 낙태시켰는데, 인간도 원숭이도 아닌 존재에 대한 윤리적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참고문헌>
ㅇ마이클 하이드 외, 마모셋 태아의 신피질 크기와 주름을 증가시키는 인간의 ARHGAP11B 유전자, 사이언스지 369권,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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