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화경 회장 "저축은행 수도권 쏠림 심각, 비수도권 영업구역 합쳐야"
저축은행 M&A 규제 완화에는 일단 '긍정적'… "매물 문의 많아… 지금보다 더 열리길"
적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끝나… 흑자 전환 시점, 올해 상반기 가늠할 수 있을 듯
저축은행중앙회가 수도권-지방 양극화의 대안으로 비수도권 영업구역 통합을 꺼내 들었다. 수도권에 대출 85%가 쏠리는 상황에서 나머지 15%를 4개의 지방 영업구역이 나눠 갖는 게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 중앙회는 금융위가 발표한 M&A 규제 완화에 긍정적이었다. 다만 M&A 규제가 지금보다 더 열려야 한다는 점은 강조했다. 실제로 저축은행 매각 물건을 문의하는 연락이 오는 등 시장 수요는 충분한 상황이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21일 서울 마포구 신용보증재단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방을 활성화하기 위해 저축은행의 비수도권 4개 영업구역을 다 묶는 게 어떻겠냐고 금융위원회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현재 저축은행 영업구역은 수도권으로 서울과 경기·인천, 비수도권으론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강원, 광주·전라·제주, 대전·세종·충청 등 6개로 나뉜다. 서울과 경기·인천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의 4개 권역을 합치자는 게 오 회장의 주장이다.
오 회장은 "인구 비율로만 보면 수도권과 지방의 여신 비율이 5 대 5가 돼야 하는데 85%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쏠림이 너무 심하다"며 "나머지 4개 지방 권역이 합쳐봐야 15%를 가져가는데 지역을 이렇게 나누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가 심하다. 업계 양극화 해소는 오 회장이 처음 취임할 때 걸었던 공약이기도 하다. 금융위는 전날 발표한 '저축은행 역할 제고 방안'에서 수도권 여신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담았다. 대표적으로 비수도권에는 영업구역 여신 비율 산출 시 110% 가중치를 두기로 했다.
금융위는 저축은행 M&A 규제도 추가로 완화했다. M&A 대상에 포함되는 범위를 넓혔고, 수도권 위주의 취약 저축은행이 다수 들어가게 됐다. 금융당국이 수도권 저축은행의 M&A 길을 터준 건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오 회장은 "M&A 규제 완화는 어느 정도 만족한다"면서도 추후 완전 자율화를 더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국에서 아직 저축은행 대형화와 특정 저축은행에 과도한 쏠림은 경계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30여개 저축은행이 개인이나 패밀리가 오너로서 소유하는데 이분들 입장에선 상속·증여하거나 결국엔 매각할 수밖에 없다"며 "매각 시장을 더 확실히 열어줘야 더 능력 있는 자본이 이들 오너를 교체하면서 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또 "저축은행을 사고 싶은 곳은 되게 많고, 개별적으로 좋은 매물이 있으면 소개해달라는 연락도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저축은행들은 39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폭이 지난해보다 축소하긴 했지만 올해도 영업 환경이 좋지 않다. 지난해 저축은행 연체율은 8.52%로 2015년 12월 말의 9.5%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적자 행진은 지난해 상반기와 3분기에 이미 끝났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4분기에 손익분기점을 기록했지만 대손충당금을 더 쌓으라는 금융감독원 요구에 맞추느라 약 400억원 적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오 회장은 "마이너스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정도에 끝났지만 앞으로 플러스로 돌아설 것인지는 당분간 파악하기 어렵다"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거 같고 부동산 시장이 좋아지지 않으면 충당금을 더 쌓을 수도 있고, 사업장을 매각하면서 매매손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은 저축은행 업계는 올해에는 리테일(소매) 금융에 집중한다. 지방 저축은행은 개인·소상공인 대상으로 영업하기가 쉽지 않은데 중앙회 차원에서 고도화된 CSS(신용평가시스템)를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는 저축은행 업계에도 가계대출 총량제가 적용되지만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 대출에 인센티브를 부여해 서민금융 공급은 지속되도록 할 계획이다.
오 회장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받지만 당장 생계가 어려우신 서민이나 소상공인, 지방에 계신 신 파일러 등에게는 자금 공급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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