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헤매는데… K배터리 ‘4680’ 투자 물음표

황민혁 2025. 3. 21.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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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터리 셀 3사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80'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해당 제품을 처음 시장에 선보인 테슬라의 4680의 성능이 기존 2170 배터리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가 자체 개발·생산해 사이버트럭 등에 탑재 중인 4680은 지름 46㎜, 높이 80㎜의 원통형 배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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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테슬라 제품 성능 부족
시장성·구현 가능성 의구심
국민일보DB


한국 배터리 셀 3사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80’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해당 제품을 처음 시장에 선보인 테슬라의 4680의 성능이 기존 2170 배터리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과 일본의 공학자들이 직접 테슬라 배터리를 분해·분석해 도출한 결론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4680 배터리의 시장성과 기술적 구현 가능성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가 자체 개발·생산해 사이버트럭 등에 탑재 중인 4680은 지름 46㎜, 높이 80㎜의 원통형 배터리다. 기존 원통형 제품인 2170보다 지름·길이를 모두 늘여 5배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한다는 게 그간 테슬라 측의 설명이었다. 높은 에너지 밀도는 주행거리 향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지난 7일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물리 과학(Cell Reports Physical Science)’에 실린 독일 아헨공대 전기차부품생산공학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 4680 배터리 에너지 밀도는 kg당 241.01Wh, ℓ당 643.3Wh였다. 이는 지난 2023년 일본 배터리 시장조사 기관(B3 Corporation)에서 분석한 기존 2170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262Wh/kg, 743Wh/ℓ)보다 낮은 수준이다. 당시 일본에서 분석한 4680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229Wh/kg, 613Wh/ℓ) 역시 2170 대비 낮았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인터배터리 2025’에서 나란히 4680 시제품을 선보이는 등 관련 시장 진출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러나 4680 원천 기술을 보유한 테슬라조차 헤매고 있는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수직 계열화를 통한 비용 감축을 중시하는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4680 생산 협력을 위해 LG엔솔, 삼성SDI, 파나소닉에 손을 내미는 이유도 목표 사양으로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지난해 9월 ‘KABC 2024’ 행사에서 각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비교해 부족한 4680의 가격 경쟁력을 언급하며 “조만간 전기차 제조사에서 4680 배터리를 도입하겠지만, 대세로 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4680에 대한 장밋빛 전망 아래 큰돈을 들여 투자했는데 양산에 장기간 애를 먹거나 예상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한국 배터리 업계의 손실로 돌아올 것”이라며 “최근 연구 결과를 비롯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규모 및 사업 계획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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