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빌라왕의 조력자들?…“역할 별로 조직적 사기”

최혜림 2025. 3. 2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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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분양 사기 혐의에 이어서 이중 계약, 임대차 사기 정황까지 드러난 셈인데, 시행사 대표인 홍 씨 혼자 벌인일까요?

취재결과 바지 사장과 모집책, 공인중개사가 조직적으로 가담한 정황이 있고 수상한 자금 흐름도 포착됐습니다.

이어서 최혜림 기자의 단도 보돕니다.

[리포트]

홍 씨의 분양 사기 의혹에는 이른바 '바지 사장'이 10명 넘게 등장합니다.

피해자는 40명이 넘고 피해 금액은 50억 원에 달합니다.

혼자 벌이기 힘든 규모인데, 취재 결과 조직적인 범행 정황이 나왔습니다.

시행사 현장소장은 빌라 계약에 앞서 명의를 빌려줄 '바지 사장'을 모집했고, 공인중개사들은 수천만 원의 수수료를 받기로 하고 수분양자를 모았습니다.

건축주로 이름을 올리고 분양 대금을 받을 계좌를 제공한 이들도 있었습니다.

빌라 분양을 미끼로 바지 사장과 모집책, 그 뒤에 시행사 대표가 있는 구조인 겁니다.

홍 씨는 경기 침체로 사업이 어려워진 것일 뿐, 조직적인 사기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홍OO/건설시행사 대표/음성변조 : "내가 욕심이 나서는 무리한 건 사실이에요. 사업을 좀 무리하게 했을 뿐이지 내가 의도적으로 한 건 아니야…."]

하지만 이런 해명과는 배치되는 자금 흐름도 확인됐습니다.

바지 사장들의 은행 거래 내역을 봤더니 매달 수백만 원씩 서울의 한 교회로 송금된 겁니다.

교회 측은 이 돈이 홍 씨가 낸 헌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세 사기와 달리 빌라 분양 사기는 국토교통부에 담당 부서조차 없어 대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

[정종욱/변호사 : "(빌라 분양 사기는) 바지 사장을 내세운다는 점에서 전세사기와 굉장히 유사해서 수분양자들이 알아차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경찰은 모집책 등 9명을 홍 씨와 함께 사기 등 혐의로 송치했습니다.

KBS 뉴스 최혜림입니다.

촬영기자:하정현 강현경/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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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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