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관리, 치료로 둔갑시켜 청구... 물리치료 실손 지급액 12% 급증

예병정 2025. 3. 2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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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손해보험사가 지난해 물리치료와 주사제 치료에 지급한 실소보험금이 2조원을 훌쩍 넘겼다.

물리치료와 비급여주사제가 전체 실손보험 비급여 지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대 손보사 기준 33.7%에 이른다.

그러면서 "물리치료(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등) 및 주사제(영양제) 관련 비급여 의료항목이 전체 비급여 지급보험금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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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주사제 치료 지급금 2조 달해
미용관리, 치료로 둔갑시켜 청구... 물리치료 실손
#. 부산에 거주하는 A씨(59)는 실손보험금 청구를 위해 영수증과 세부내역서 보험사에 보냈다. A씨가 제출한 내역을 보면 총진료비 21만9000원 가운데 20만원이 비급여인 도수치료 비용이었다. 그러나 보험사에서 병원을 방문한 결과 A씨는 도수치료가 아닌, 피부관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상담실장이 피부관리비용을 도수치료비용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권했고, A씨가 이를 따르면서 피부관리비용이 도수치료비용으로 둔갑한 것이다.

국내 5대 손해보험사가 지난해 물리치료와 주사제 치료에 지급한 실소보험금이 2조원을 훌쩍 넘겼다. 이 가운데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 비율이 80%를 웃돌았다.

피부관리 목적의 진료가 도수치료나 비타민제 주사로 둔갑하는 등의 사례도 지속 확인되고 있다. 과잉 비급여 진료가 실손보험 적자를 고착시키는 만큼 정부 차원의 비급여 진료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는 보험업계의 지적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가 지난해 물리치료로 지급한 실손보험금은 1조8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 비급여(1조5013억원)가 82.3%를 차지했다.

영양제, 비타민제 등 주사제 치료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액도 5대 손보사를 합쳐 5313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늘었다. 비급여 비율은 81.0%다. 피로회복, 미용 등 목적으로 비급여주사제가 처방된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물리치료와 비급여주사제가 전체 실손보험 비급여 지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대 손보사 기준 33.7%에 이른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명확한 가격 기준이 없는 비급여 진단을 통해 의료계가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비급여 지급보험금은 1·2차 병원에서 늘고, 3차 병원(상급종합병원)에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며 "동네 병의원에서 비급여 의료를 수익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물리치료(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등) 및 주사제(영양제) 관련 비급여 의료항목이 전체 비급여 지급보험금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도수치료를 받은 것으로 명시돼 있으나 족욕, 도수치료, 고주파치료, 아로마마사지, 아쿠아베드치료가 합쳐진 코스 치료를 받은 사례가 반복적으로 적발되고 있다. 과도한 비용 청구에 따른 의심을 피하고자 한도액에 맞춰 영수증을 쪼개 분납하는 일도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정부 차원의 비급여 진료 관리·감독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지난 19일 비급여 적정 관리 및 실손보험 개혁방안 등이 포함된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발표했다. 과잉 우려가 있는 비급여 진료를 '관리급여'로 지정해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관리하고 이들 항목의 자기부담률을 95%로 대폭 올려 불필요한 진료가 이뤄지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쏠림 및 일부 비급여의 과잉 문제에 대해 정부와 의료계, 소비자와 전문가 등이 장기간 사회적 협의를 거쳐 제도적 관리 조치와 보험개혁을 동시 추진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정책 변화가 의료체계에 건강하게 작용해 필수의료 중심으로 환자가 충분히 보호받는 구조를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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