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음주차량 핸들 '꽉'...온몸으로 막아선 택배기사 [삶맛세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팍팍한 세상.
사람 냄새 느껴지는 살맛 나는 이야기, 우리 주변 숨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제주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은 곳 중 하나인 제주시 노형로터리 쪽을 지나던 그는 막무가내로 행렬에 끼어들려는 승용차 한 대를 발견했습니다.
해당 차량은 보도에 인접한 2차로로 달리던 중 세워진 버스를 만나 잠깐 멈춰 섰습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팍팍한 세상. 사람 냄새 느껴지는 살맛 나는 이야기, 우리 주변 숨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열린 창문으로 팔을 넣어 핸들을 꽉 잡았죠. 도망가지 못하게. 핸들을 잡고 엑셀을 밟으려고 하길래 '선생님이 운전하면 선생님만 손해다'라고 말하면서 경찰이 올 때까지 버텼어요"
제주에서 음주차량을 온몸으로 막아낸 택배기사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입니다. 주말 저녁 번화가에서 발생한 일로,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일을 막아낸 것입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CJ대한통운 소속 강경민씨(34).
이 일은 지난 15일 저녁 8시 30분쯤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강씨는 토요일인 이날도 새벽 6시쯤에 출근했다가 일을 마치고 귀가 중이었습니다.
제주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은 곳 중 하나인 제주시 노형로터리 쪽을 지나던 그는 막무가내로 행렬에 끼어들려는 승용차 한 대를 발견했습니다. 깨진 사이드미러, 급박한 주행. 하루 종일 운전대를 잡는 강씨의 촉에 이상 신호가 감지됐습니다.
"제 차랑 사고가 날 뻔해서 자세히 봤더니 조수석 쪽 사이드미러가 접혀 있었어요. 클락션을 울려서 알려주려고 해도 반응이 없었어요. 초보 운전인가 하고 봤더니 중년 남성이 운전석에 앉아 있고, 접혀진 사이드미러는 깨져 있었어요. '이건 100% 음주구나' 싶었죠"
강씨의 차량이 다가가자 운전자는 이를 의식한 듯 유턴을 하며 대형 면세점이 있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강씨의 추격도 시작됐습니다. 당시 유동 인구가 많은 토요일 저녁 시간대 번화가였기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해당 차량은 보도에 인접한 2차로로 달리던 중 세워진 버스를 만나 잠깐 멈춰 섰습니다. 차가 멈춘 곳은 대형 면세점 앞이었습니다. 잠시 뜸을 들이던 차량은 이윽고 1차로로 틀어 다시 도주하는 듯하더니 얼마 안 가 대형 호텔 정문에 겨우 멈춰 섰습니다.
택배차로 쫓던 강씨는 해당 차량이 더는 가지 못하도록 진행 경로를 막고, 차에서 내려 해당 차량에 접근했습니다.
강씨는 "차 창문에 노크했더니 창문이 내려갔다. 술 냄새가 확 났다. 왜 따라오냐고 하시길래 술 드신 거 아니냐고 따졌고 그분이 술을 마셨다고 시인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그분이 핸들을 잡고 엑셀을 밟으려고 하길래 핸들을 잡았다"라며 "경찰이 올 때까지 한 10분 정도 잡고 있다가 경찰이 와서 인계했다"라고 했습니다. 약 20분, 800m가량 이어진 추격전이 끝난 것입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해당 남성에 대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남성은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의 만취 상태였던 걸로 나타났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50대 남성 A씨에 대해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해 주행거리 등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강씨는 "술을 조금만 먹었기 때문에 운전해야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본인 때문에 다른 사람한테 피해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제주도민과 관광객분들 모두 더 신경 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연차 하루면 6일 황금연휴” 유럽·베트남 ‘훨훨’, 일본은 ‘엔화 충격’에 흔들.. 제주까지
- "낙하산 인사 천국된 JDC" 도민자산화 방안 찾아야
- “상처의 자리에 새겨진 언어”.. 고승욱 개인전 ‘어떤 이야기’
- ‘스스로 봄이 된 사람들’.. 4‧3의 상처를 피워낸 기억의 꽃
- ‘尹 탄핵 선고’ 미궁 속으로?.. 헌재 침묵에 정치권 ‘시한폭탄’
- '2자녀 가구' '1600cc 미만' 면제...차고지증명제 사실상 '폐지'
- 논란 털지 못한 제주들불축제.. '첩첩산중'
- 무면허 역주행 '쾅'...외국인 난민 구속
- "타는 냄새가.." 제주 외도동 아파트 주민 40명 대피 소동
- 이번엔 무인기-헬기 충돌...전투기 오폭 이어 또 軍 대형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