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4~6배 가량 문의 늘어 본점서 관련 공문 지침 안내려와 우리·SC·NH농협銀 등 대출 제한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서울 강남 삼성동 한 시중은행 지점에는 토지거래허구역(토허제) 재지정 이후 대출 관련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토허제 해제 이후 이전보다 3~4배 문의가 늘었다가 최근 평년수준으로 돌아왔지만 토허제 재지정으로 평소보다 4~6배 이상 전화문의에 제대로 된 응대가 어려울 정도다. 지점 대출계 직원은 “본점에서 관련 공문이 내려오지 않아 고객 응대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은행은 이르면 21일부터 토허제 주택을 구입하려는 1주택자 이상 보유자를 대상 주담대 공급을 중단한다. 한 달 만에 취급을 중단하는 것으로 정부가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 집값 상승을 이유로 한 달여 만에 토허제를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으로 확대·재지정하고, 가계대출 선제적인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해서다.
SC제일은행도 이달 26일부터 2주택 이상 보유 차주에 대한 생활안정자금 대출 신청을 제한한다. 아울러 임차반환자금, 대출 갈아타기(대환), 추가 대출도 대상에 포함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 1월 공급을 재개했던 서울 지역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을 21일부터 중단한다. 다른 은행들도 이와 같은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제는 추가적인 대출 규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토허제 확대·재지정으로 당분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상급지 부동산 집값이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다”며 “마포·성동구 등 중상급지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집값 상승 요인으로는 일시적으로 해제됐던 토허제 외에도 기준금리 인하, 줄어들고 있는 주택 공급량, 국내외 경제·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등 다양하다”며 “풍선효과가 나타나면 토허제가 확대될 수 있고 다주택자와 갭투자자 등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올해 시중은행 대출 총량 증가분을 1~2%로 제한했으며, 집값 상승 시 건당 대출금액은 기존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19일 기준 3.39~5.89%까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