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 연장? 경력 단절?…계약 마지막해, 더 간절한 5인의 감독님

박진만·염경엽·이승엽…
‘리더십 증명’ 부담 두배

박진만 삼성 감독, 염경엽 LG 감독, 이승엽 두산 감독, 이숭용 SSG 감독,홍원기 키움 감독(위에서부터).

2025년 KBO리그에는 시즌 종료 뒤 계약기간을 마치는 사령탑이 5명이나 된다. 박진만 삼성 감독, 염경엽 LG 감독, 이승엽 두산 감독, 이숭용 SSG 감독, 홍원기 키움 감독이다.

계약 연장의 길은 단 하나, 성적이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했던 박진만 감독과 염경엽 감독은 올해도 한국시리즈 진출 그 이상을 숙제로 안았다.

2022년부터 감독 대행으로 삼성을 이끈 박진만 감독은 이듬해부터 정식으로 지휘봉을 잡고 ‘무한 경쟁 체제’로 선수층을 두텁게 하는데 집중했다. 부임 후 두번째 시즌인 지난 해 삼성을 우승을 넘볼 정도의 팀으로 만들었다. 다음 목표는 우승이다.

김영웅, 대니 레예스, 김무신까지 개막 전부터 부상 소식이 잦다. 어렵게 시작하지만 박 감독은 지난해 경험의 힘을 믿는다. “팀이 상위권으로 평가 받는 부담을 선수들이 잘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2023년 취임하자마자 LG를 29년 만의 통합 우승으로 이끈 염경엽 감독도 부담은 크다. LG는 지난해 정규시즌 3위로 플레이오프까지 갔다. 2년 연속 좋은 성과를 낸 사령탑을 향해, 우승의 맛을 이미 본 LG의 눈높이가 높다. 역시 유영찬, 함덕주의 수술 뒤 재활 속에 장현식이 캠프 중 다치는 등 전력에 많은 변수를 안고 시즌을 맞는다. 일단 전반기의 버티는 힘, 후반기의 치고나가는 힘이 염경엽 감독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 감독도 가을야구에서 밀려나 있던 두산을 2023년 5위, 2024년 4위로 2년 연속 가을야구에는 나갔다. 그러나 평가는 좋지 않았다. 김재호가 은퇴하고 허경민이 FA 이적해 내야 공백도 생겼다. 박정원 구단주는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에게 “4~5등 하려고 야구하는 것 아니다”라고 직접적으로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 감독도 이번에는 독하게 마음먹었다. “이제 물러날 곳이 없다”라고 선언했다.

지난해 SSG와 2년 계약 해 사령탑 데뷔한 이숭용 SSG 감독은 팀을 5위 결정전까지 이끌었으나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제 ‘초보’의 딱지를 뗐으니 가을야구로 이끌고 가야 감독으로서의 경력을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2022년 키움을 한국시리즈로 올리면서 재계약에 성공한 홍원기 키움 감독은 다시 재계약을 노린다. 키움은 감독의 운명을 ‘성적’만으로 결정할 수 없다. 키움은 올해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 3명 중 2명을 타자로 구성했다. 선발진 4명을 모두 국내 투수로 채우고 야수진도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유력한 꼴찌 후보다. 이런 상황에서 팀을 얼마나 유연하게 잘 끌어가고 젊은 선수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지가 홍 감독의 올시즌 큰 평가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