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금, 은 다음은 동 차례?

권오은 기자 2025. 3. 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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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 주가가 19일 하루 8.78% 올랐다.

유럽연합(EU)의 재무장과 방위비 확대에 따라 탄약을 만드는 풍산의 방산 사업이 주목받은 측면도 있지만, 이날 주가 상승을 이끈 동력은 '신동 사업'으로 꼽힌다.

올해 투자 자금이 쏠렸던 금(金)과 은에 이어 동 역시 유망한 투자 자산으로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금도 은도 아닌 동에까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만큼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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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 주가가 19일 하루 8.78% 올랐다. 유럽연합(EU)의 재무장과 방위비 확대에 따라 탄약을 만드는 풍산의 방산 사업이 주목받은 측면도 있지만, 이날 주가 상승을 이끈 동력은 ‘신동 사업’으로 꼽힌다. 동, 즉 구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풍산 주가도 상승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풍산은 동과 동합금으로 산업용 소재부터 동전까지 만든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 가격은 톤(t)당 99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올해 초만 해도 t당 8800달러 수준이었다. 런던금속거래소의 구리 재고가 9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으면서 가격을 끌어올렸다.

올해 투자 자금이 쏠렸던 금(金)과 은에 이어 동 역시 유망한 투자 자산으로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구리에 투자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구리 선물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을 매매하는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에도 구리 가격을 추종하는 ETN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N까지 상장돼 있다. 풍산과 같은 관련 주식에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도 있다.

일러스트=정다운

금도 은도 아닌 동에까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만큼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구리 수입 관련 조사를 지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지난달 서명했다. 관세 부과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미리 미국으로 구리를 보내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런던금속거래소의 구리 재고가 연초 27만1000t에서 22만7000t 수준까지 감소했다”며 “관세 부과 전까지 판매 차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문제는 구리 가격이 계속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구리 가격은 재고 사정뿐 아니라 글로벌 산업 경제 흐름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시장에서 ‘닥터 코퍼(Dr. Copper·구리 박사)’라고 불리는 구리는 경기가 좋아지거나 나빠질 때 먼저 가격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금과 은은 안전자산이라는 점이 부각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때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구리는 안전자산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 구리 가격은 꺾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기대하며 지난해 5월 t당 1만달러 선까지 웃돌았던 구리 가격이 이내 힘이 빠졌던 것도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밤사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전망 기관의 미국 경기 침체 확률이 올랐지만, 그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1.7%로 하향 조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2일부터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황에서 경기에 대한 걱정은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 구리 가격과 동행하는 흐름을 보이는 전선 관련 종목이 오히려 정점을 찍고 내려온 것도 경기 전망을 낙관하는 투자자가 많지 않다는 방증이다.

참고로 지난해 11월 구리 가격이 t당 9000달러 선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그날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일이라는 점을 기억해 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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