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영·제니도 흠뻑 빠졌다...그녀들을 홀렸다는 이 종교는
자신을 지키는 철학 반영해
지디 새 음반 ‘위버멘쉬’ 발표
제니·장원영은 불교에 심취
강인한 내면, 삶의 긍정 강조
지난해 한 장의 사진 속 짤막한 문제가 인터넷 게시판을 휩쓸었다. 읽는 순간 가수 지드래곤의 2013년 히트곡 ‘삐딱하게’의 가사가 떠오르는, ‘영원한 건 절대 없어/ 결국에 넌 변했지… 오늘 밤은 삐딱하게!’를 외치게 만드는 유머다. 자기 생각과 판단 체계를 노래로 만들어 많은 지지까지 받았으니, 여기서 K팝 아이돌로 데뷔한 지드래곤이 프리드리히 니체나 석가모니처럼 사상가가 맞냐 아니냐를 따지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가 2023년 마약 투약 누명을 벗은 후 직접 제작했다는 점에서도 이번 음반에는 초인적 서사가 부여됐다. 당시 경찰의 고(故) 배우 이선균 공갈·협박 사건 수사 도중 지드래곤의 마약 루머가 불거졌고, 자진 출석해 수사받는 등 곤욕을 치르다 무혐의로 결론 났다. 그는 한 예능에서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면 위험한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아 억지로라도 내 중심을 잡으려 했다”고 털어놨다. 이 사건 직후엔 공익재단 저스피스를 설립해 신규 음원 수익 1%를 마약 퇴치 등에 기부하고 있다.
이쯤 되면 작업물을 통해 표출된 K팝 스타의 ‘난 자유롭다’는 외침은 역설적으로 그의 부자유한 상황을 보여준다. 연예인을 향한 미디어와 대중의 이중 잣대에 더해 최근엔 인터넷 소셜 플랫폼을 통해 근거 없는 구설이 일파만파 퍼지는 점도 문제다. 왕관의 무게라기엔 어떻게든 존재를 깎아내리고 짓밟는 말들이 선을 넘은 지 오래다. 연초 배우 김새론, 가수 휘성 등이 끝내 자기를 지키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비보가 잇따른 것도 이들이 노출된 환경 때문이란 목소리가 뒤늦게 터져 나왔다.
블랙핑크 제니는 지난 7일 발매한 첫 정규 솔로음반 ‘루비’의 수록곡 ‘젠(ZEN)’에 대해 “이 노래가 나왔을 때 앨범에 ‘핵심 기억’이 생겼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젠은 불교의 선(禪)의 일본식 표현으로, 명상으로 깨달음과 평온의 경지에 다다르는 것을 추구하는 사상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먼저 선보인 곡 ‘만트라’도 불교에서 명상 중 반복되는 신성한 소리를 지칭하는 단어인데, 마음이 부정적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아준다는 믿음과도 관련이 있다. 가사는 ‘여자들도 재밌게 즐겨야지’ ‘우린 그렇게 멍청하지 않아/ 내면은 태양처럼 빛나고 있어’ 등 연대와 긍정의 언어로 가득하다.
제니는 이번 음반 전체를 아우르는 콘셉트를 셰익스피어의 17세기 초반 희극 ‘뜻대로 하세요(As you like it)’에서 따왔다고도 밝혔다.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 로절린드가 자기 사랑과 이상을 찾아간다는 성 역할 전복적인 작품이다. 특히 제니는 ‘세상은 하나의 무대고, 모든 사람은 단지 연극을 할 뿐’이라는 유명한 대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가 지난 15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연 첫 솔로 콘서트에서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시고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는, 앞으로도 그렇게 해달라는 부탁과 제안이기도 했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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