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인간, 내 색깔은 불필요" NBA 전설적 감독 포포비치의 진면모. KBL 신예 사령탑들의 타산지석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최고의 사람이다. 그는 엄격하지 않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켈든 존든이 한 얘기다. 미국 ESPN은 '포포비치 감독은 휴식기간 잔소리를 퍼부었다. 수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극과 극이다.
하지만, 인간 그렉 포포비치를 잘 설명해 주는 대표적 예시들이다.
지난해 11월 뇌졸중 증세를 보인 미국프로농구(NBA) 전설적 사령탑 샌안토니오 그렉 포포비치 감독(76)은 올 시즌 복귀하지 않는다.
치료에 집중한다. 그는 고령의 나이에도 샌안토니오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내년 시즌 복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복귀 가능성은 높다.
엄격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그는 선수들과의 절묘한 호흡이 자리한다. 항상 철두철미한 선수단 관리를 한다.
그 관리의 내용은 상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반대다.
1996년 12월 샌안토니오 사령탑으로 부임한 그는 정규리그 최다승(1388승)을 기록 중이다. 많은 투자가 없는 스몰 마켓 샌안토니오지만, 챔피언결정전(파이널) 우승 5회, 올해의 감독상 3회 등을 이뤘다. 22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냈다. 포포비치 지도력의 위력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엄격한 원칙과 달리, 비 시즌 다정다감함으로 감동을 줬다. 2000년대 샌안토니오를 대표했던 가드 토니 파커는 비 시즌 프랑스로 돌아갔다. 당시 아르헨티나 출신 마누 지노빌리도 있었다. 포포비치 감독은 파커, 지노빌리, 그리고 팀 덩컨에게 비 시즌 항상 편지를 여러 차례 쓰면서 절대적 신뢰관계를 보여줬다.
단지 NBA 감독과 선수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믿을 수 있는 관계가 됐다.
그는 신입 선수들이 오면 항상 샌안토니오 단골가게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눈다. 그는 2022년 '가장 즐거운 것은 그들(NBA 초년생)이 젊고 깨끗한 도화지와 같다는 것이다. 바닥으로 시작해서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이런 지도력으로 급성장한 켈든 존슨은 미국 ESPN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포포비치에 대해 엄격하게 생각하지만, 그는 내가 만난 최고의 사람 중 한 명'이라고 했다.
뇌졸중을 앓은 뒤 포포비치는 재활에 전념했고, 정상 생활로 돌아왔다. 그리고 쓰러진지 3개월 뒤엔 지난 1월 선수단과 만났다. 샌안토니오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스승의 회복을 축하했다.
샌안토니오에서 우승을 안긴 카와이 레너드는 토론토 랩터스로 이적한 뒤 지금 LA 클리퍼스에서 뛰고 있다. 계약 과정에서 샌안토니오와 충돌을 빚은 그에 대해 샌안토니오 팬들의 감정은 좋지 않다. 그가 토론토 소속으로 샌안토니오 원정 경기에 출전했을 때, 수많은 야유가 쏟아졌다. 그러자 포포비치 감독은 경기 중 장내 아나운서의 마이크를 잡은 뒤 '이런 야유는 옳지 않다. 샌안토니오 팬의 품격을 보여주자'고 하며 레너드를 옹호함과 동시에 높은 품위를 보여줬다. 진정으로 존경심이 들 수밖에 없는 발자취를 남겼다.
그의 농구 열정은 끝이 없다. 올 시즌 합류는 포기했지만, 그는 샌안토니오의 경기를 낱낱이 모니터링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수많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의 노하우가 담긴 팁과 애정어린 조언들이었다.
그리고 경기가 없는 날 연습장에 모인 선수들에게 '우리는 수비를 해야 한다. 이 위치에서는 이렇게 리바운드를 해야 하고, 특정 부분을 신경써야 한다'고 '잔소리'를 하기도 했다.
미국 ESPN은 '포포비치 감독은 올 시즌 합류하지 않기로 했지만, 샌안토니오 경기를 모두 빼놓지 않고 분석했다. 샌안토니오가 빅터 웸반야마, 디애런 팍스의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워졌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면 포포비치 감독은 모든 준비를 끝내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UCLA 전설적 명장 존 우든 감독은 신입생들에게 농구화 끈 묶는 법부터 가르쳤다. 선수들에게 맞춰 전략, 전술을 계속 바꿨다. 좋은 가드들이 들어오면 그들의 위력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췄고, 좋은 포스트 자원이 들어오면, 빅맨을 살리는 농구를 했다. 게다가 철저한 준비로 훈련 일정을 타이트하고 효율적으로 재구성했다. 실제 전술, 전략 시간은 2시간이 넘지 않았다.
포포비치 감독도 마찬가지다. 선수들과 모든 것을 소통하고, 철저한 원칙과 현미경 분석으로 가장 효율적 전술을 구사한다. 자신의 농구 철학을 가져가되, 고집하지 않는다. 사실, 존 우든과 포포비치의 농구컬러는 투명하다. 선수들에 집중하고, 가장 효율적 전술을 짜내고, 팀으로서 선수들과 소통하는데 모든 초점을 맞춘다. 자신의 농구라는 것은 그들에게는 '불필요한' 것이다.
최근 국내프로농구도 젊은 신예 감독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젊은 꼰대'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소통이 부족하다. 그들의 전술은 너무나 단조롭고, 고집은 너무나 세다. '내공'의 부족이 볼썽 사나운 모습으로 발현되고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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