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춘계] 이것이 바로 삭발의 힘? 준결승 오른 전주고 김승표 "큰일 나겠다 생각했다"
전주고가 19일 전남 해남군 우슬체육관에서 열린 '제62회 춘계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 해남대회' 남자 고등부 8강 본선 광신방송예고와의 경기에서 73-72, 극적으로 승리했다.
1쿼터 3점 차 열세로 마친 전주고는 2학년 김승표(180cm, G.F)가 2쿼터에만 13점을 몰아치며 41-39로 역전에 성공하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 리드를 주고받은 두 팀의 승부는 마지막에 결정됐다. 종료 3초를 남기고 전주고 김준환(185cm, G.F)이 약속된 플레이를 통해 점프슛을 성공하며 73-72를 만들었다. 곧바로 광신방송예고는 작전 타임을 요청하며 마지막 공격을 준비했지만, 전주고 수비에 막히며 그대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경기 후 전주고 윤병학 코치는 "공격에서 움직임은 좋지 않았지만, 준비한 수비가 잘 됐다. 높이, 리바운드에서 우리가 많이 부족한 만큼 수비에서 승부를 보려고 했고, 상대가 우리 수비에 고전하는 게 보였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윤 코치의 말처럼 전주고는 광신방송예고 높이에 고전하며 리바운드에서 24-41로 크게 밀렸다. 하지만 스틸에서 15-9, 블록에서 5-3으로 앞서며 수비로 약점을 극복한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8강을 앞두고 선수단이 뜻을 모은 '삭발 의지'도 빼놓을 수 없었다.
윤 코치는 "4쿼터 후반 작전 타임에서 선수들에게 '이제 너희가 (삭발한 이유) 보여줘야 한다. 한 번 해보자'고 다독였다. 이후 선수들끼리 파이팅을 외치며 코트에 들어가는 데 전율이 느껴졌다"며 "마지막 공격에서 (박)지훈이가 리딩을 잘해줬다. 모든 선수가 약속된 플레이를 보여줬고 (김)준환이가 잘 마무리했다. 마지막 수비도 높이를 이용한 상대가 뒷쪽을 공략할 거라 생각해 안쪽을 지켜달라고 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삭발'로 의지를 보여준 선수들과 이들은 믿은 코치가 하나 되어 만든 승리였다. 그렇게 준결승에 오른 전주고의 다음 상대는 양정고다. 양정도 또한 높은 신장과 스피드를 자랑하는 팀. 전주고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이다.
이어 김승표는 "코치님 덕분에 좋은 대진(8강 직행)에 들어갔다. 선수들도 충분히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고 다 함께 다 같은 마음으로 '삭발'로 의지를 다졌다. 코치님도 우리에게 다시는 이런 기회가 없을 수도 있으니 원팀으로 뭉쳐서 잘해보자고 했다"고 팀 분위기를 말했다.
마지막 동료의 결승 득점 순간도 떠올렸다. 김승표는 "(김)준환이가 불안한 상태로 점프를 뛰었는데, 슛 포물선이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보였다. 코치님 작전대로 모두가 움직였는데, 작전이 통했다는 생각과 위닝샷을 넣은 준환이를 가만두지 않겠다(웃음)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기뻤고 마지막 수비도 코치님 지시대로 집중하며 막아냈다"고 돌아봤다.
2년 전, 전주고는 2023년 춘계연맹전에서 휘문고를 누르고 우승했다. 김승표는 당시 전주남중 3학년으로 그 자리에는 없었지만, 연계 학교 형들의 활약을 분명 보고 느꼈을 것이다.
김승표는 "전주가 초, 중, 고 엘리트 연계가 잘되어 있다.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호흡을 맞춘 팀이라 형, 동생들과 자신 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코치님은 물론이고 우리 선수들도 대회에 나오면 밤마다 자신감과 더 잘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첫 대회에서 4강에 올랐지만, 남은 경기와 남은 대회에서 더 많은 파이팅과 자신감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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