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비명계 검찰 내통설’ 이어 “몸조심하라”… 이재명의 거친 입

배민영 2025. 3. 19. 14:2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崔 대행의 馬 임명 보류 지속에
“직무유기죄, 현행범죄 저질러
이 순간부터 누구나 崔 체포 가능”
당내서조차 “의총서 지적될 것”
與 “깡패” “감옥 가라” 맞대응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못한 채 숙고를 거듭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조속한 파면 선고를 내려달라고 헌재에 촉구하는 동시에,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미루고 있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겨냥한 탄핵 압박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당내에서는 윤 대통령 선고보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사건 2심 선고(26일)가 먼저 이뤄질 경우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어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 와중에 이 대표가 최 권한대행을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지칭하며 “몸조심하라”고 돌출 발언을 해 논란을 자초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방탄복을 입은 채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19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 친 천막 아래서 주재한 당 회의에서 대외 신인도 하락 및 경제 불황을 언급하며 “정상적인 리더십을 회복해야만 지금의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대한민국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헌재에 신속한 판결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헌재가 하루빨리 (윤 대통령) 파면 선고를 내리길 거듭 촉구한다”(박찬대 원내대표)라며 “민주 헌정을 짓밟은 권력의 친위 쿠데타를 심판하는데 좌고우면하고 국민의 고통과 불안 종식에 단호하지 못하다면 (헌재가) 무슨 존재 이유가 있겠나”라고 호소했다.

이후 이 대표의 ‘논란 발언’이 나왔다. 회의를 마치기 직전 추가 발언을 하면서다. 이 대표는 최 권한대행이 헌재 결정에도 불구하고 마 후보자 임명을 하지 않는 점을 거론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직무유기죄, 현행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모범이 돼야 할 최고위 공직자가 헌재 판결까지 났는데도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행위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며 “최 권한대행은 이 순간부터 국민 누구나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기 때문에 몸조심하기 바란다”고 언성을 높였다. 그는 “법률을 어긴 것은 가끔 권력을 남용해 용인된다고 할지라도 헌법을 아예 대놓고 보란 듯이 어기는 행위를 계속 용납해야 하냐”고도 했다.

이 대표의 발언과 관련, 당의 한 관계자는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 임명을 안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 아니겠냐”고, 다른 인사는 “고강도 대응을 해나가야 하는 상황임을 감안해 바라보면 좋겠다”며 뒷수습에 나섰다. 사실상 준비된 메시지가 아닌 돌출 발언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정말 그렇게 말한 것이 맞느냐”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이 대표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비명(비이재명)계-검찰 내통설’을 제기했다가 당내 화합 기조를 무너뜨리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또다시 거친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것이다. 당내에선 “의원총회에서도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여당은 즉각 이 대표를 정조준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당 논평에서 이 대표를 향해 “본인의 재판을 앞두고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할 위기에 처하자 이성을 잃은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신 대변인은 “이 대표가 선을 넘을수록 국민적 분노가 민주당을 향하고, 이러니 이재명은 안 된다는 사실만 명확해질 뿐”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대선 잠룡인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몸조심하기 바란다’ 깡패들이 쓰는 말”이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재명은 29번의 탄핵을 자행해 국가기관의 직무를 정지시켜 국헌 문란을 주도해 온 이른바 내란범”이라며 “부산 떨지 말고 그만 감옥 가라. 그대 신병이 가장 안전한 장소는 바로 감옥”이라고 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본인 재판 선고 날짜가 다가오니 가면을 벗고 섬뜩한 조폭의 정체를 감추지도 않는다”며 “이재명 특유의 폭력적 보복 광기”라고 화력을 보탰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이 대표가 최 권한대행에게 몸조심하라고 한 것을 가볍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지도자로서 본인의 허물을 대하는 태도를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2심 판결이 탄핵보다 먼저 나올 수 있는 것에 대한 자신의 조급함을 표현하기 위해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물리적으로 위해를 가할 경고를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싸가지가 없다”며 “이런 위협이 장난일까. 이 대표의 지난 선거 슬로건(이재명은 합니다)을 기억하자”고 했다.

배민영·조희연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