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탄핵정국… 與선 “선고 늦으면 혼란” 野는 “장외집회 한계”

김준일 기자 2025. 3. 18.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장외 총력전에 나섰던 여야 모두에서 출구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내부 압박이 커지고 있다.

여당 지도부 내에선 "헌법재판소 판단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메시지에 이어 "헌재 선고가 늦어지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작금의 국가적 혼란을 멈추려면 정치권이 탄핵심판 선고에 제대로 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장외집회를 통한 총력전 태세를 유지하며 헌재의 신속한 탄핵심판 선고를 촉구하겠다는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출구전략 찾아야” 내부압박 커져
친윤 “이재명 2심 이후” 주장에도… 與내부 “찬반 갈등 확산 막아야”
野, 선고때까지 도보행진 방침에… “전략도 없이 몸만 쓴다” 비판 나와
與, 주요 당직자 연수 국민의힘 지도부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5 전국 시도당 및 당원협의회 주요 당직자 연수’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은 이 자리에서 “보수 정당은 실력과 품격에서 다른 당을 압도해야 한다”며 주요 당직자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장외 총력전에 나섰던 여야 모두에서 출구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내부 압박이 커지고 있다. 여당 지도부 내에선 “헌법재판소 판단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메시지에 이어 “헌재 선고가 늦어지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헌재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26일) 이후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지정해야 한다는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주장과는 거리를 둔 것. 단식, 도보 행진 등 일주일째 장외집회를 이어가는 민주당에서도 “지지층을 겨냥한 여론전에만 몰두하다가 방향성을 잃었다. 출구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與 “선고 지나치게 늦어지면 혼란”

국민의힘 지도부 투톱은 ‘승복’ 강조 메시지를 이어갔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한시라도 빨리 헌재의 결정에 승복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작금의 국가적 혼란을 멈추려면 정치권이 탄핵심판 선고에 제대로 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에선 또 헌재의 조기 탄핵심판 선고로 탄핵 찬반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헌재 심판 결과가) 지나치게 늦어지면 억측이 생기고 정치권도 혼란스럽다”며 “국민도 불안하고 혼란스러울 테니 이번 주를 넘기는 건 헌재도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도 “21일(금요일)쯤 되면 (탄핵심판) 판결이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을 해본다”고 말했다.

이는 “탄핵심판을 민주당 이재명 대표 2심보다 늦춰야 한다”는 친윤계 중진 의원들의 주장과는 온도 차가 있다. 이를 두고 여당 일각에서 “탄핵이 기각되든 인용되든 조기 대선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지도부가 중도 확장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선고가 계속 늦춰져야 한다는 의원들의 바람은 이해가 가지만 어차피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했다.

● 野 “장외집회 출구전략 찾아야”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도 오전부터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도보 행진, 시민단체와의 시국선언, 야 5당 범국민대회, 광화문 릴레이 발언 등을 이어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장외집회에서 “헌재 재판관들이 헌법과 법관의 양심에 기초해 신속하고 단호한 결정을 내려주길 촉구한다”며 “오늘이라도 선고기일을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당분간 특별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는 한 매일 도보 행진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장외집회를 통한 총력전 태세를 유지하며 헌재의 신속한 탄핵심판 선고를 촉구하겠다는 것이다. 지도부 관계자도 “지금까지와 크게 다른 대안이 현재로선 없다”고 했다.

하지만 장외집회가 계속되자 당내에선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광화문에서 의원들 돌아가며 한마디씩 하고, 9km를 매일 걷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우리 지지 기반인 호남에 가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등의 전략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다선 의원도 “보수 세력이 거리에 나와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세 과시를 안 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머리로 싸우는 방법도 고민해야 하는데, 지금은 몸만 쓰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당초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일정을 고려해 늦어도 14일에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장외집회를 시작했지만 당의 예상보다 늦어지자 스텝이 꼬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총력전을 펼치면 그걸로 상황이 종료될 줄 알았는데, 장기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