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내는돈, 8년에 걸쳐 9→13%로… 기금소진 최대 15년 늦춰
더내고 더받는 연금 개혁 Q&A
월급 309만원 직장인 내는돈… 내년 月29만원, 2033년 40만원
청년층 보험료 부담 상대적 높아… 기존 수급자는 받는돈 변함 없어
―현행 보험료 9%에서 13%로 인상되는 시기는.
내년부터 모든 가입자의 보험료가 0.5%포인트씩 8년 동안 단계적으로 오른다. 2026년 9.5%를 시작으로 2029년 11.0%, 2033년엔 13.0%의 보험료를 내게 된다. 현재 월급 309만 원(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최근 3년간 평균 소득)을 받는 직장인은 올해 월 보험료 27만8100원을 회사와 절반씩 부담하고 있지만, 내년엔 29만3550원을, 보험료율이 13%로 오르는 2033년엔 40만1700원을 내야 한다.
―청년들은 더 높은 보험료를 오랫동안 부담해야 하나.
그렇다.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국민연금 개혁안에는 ‘세대 간 보험료율 차등 인상안’이 포함돼 있었다. 50대는 4년 동안 1.0%포인트씩, 20대는 16년 동안 0.25%포인트씩 인상 속도를 달리하는 방안이었다. 납부 기간이 많이 남은 청년 세대의 부담을 낮춘다는 취지였지만, ‘50대 비정규직이 20대 정규직보다 납부 능력이 낫다고 볼 수 없다’ 등 반대 여론이 높아지면서 이번 합의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공적연금 보험료율을 세대별로 달리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힘들다.
―소득대체율 43%가 적용되면 내년부터 받는 돈이 달라지나.
―다른 국가들에 비해 더 내고 덜 받는 건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공적연금 평균 보험료율은 18.2%, 소득대체율은 50.7%에 이른다. 오랫동안 연금제도를 운영해 온 선진국들은 한국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내고, 더 많은 금액을 받아 안정적인 노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모수개혁은 조금이나마 선진국 평균에 근접해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입자들이 내는 돈과 받는 돈은 어떻게 달라지나.
보험료율이 13%, 소득대체율이 43%로 오르면 총보험료는 1억8762만 원으로 5413만 원 증가한다. 그 대신 첫 수급액도 132만9000원, 총수급액도 3억1489만 원으로 늘어난다. 월평균 약 9만 원을 더 받고, 총수급액은 2170만 원 늘어나는 것이다. 다만 연금을 40년간 가입하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실제 수급액 증가 폭은 이보다 작을 수 있다.
―기금 소진 시점은 어떻게 달라지나.
현재 국민연금은 하루 885억 원씩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재정 추계에 따르면 2041년엔 연금 보험료로 걷는 돈보다 수급자들에게 주는 돈이 늘어나 적자가 예상된다. 2056년엔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모수개혁으로 기금 소진 시점(기금 수익률 5.5% 가정)은 2071년으로 15년 늦춰질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기금 수익률 4.5%인 경우엔 기금 소진 시점이 2064년으로 예상된다.
―결국 기금 소진을 막지 못하는 것 아닌가.
맞다. 연금 전문가들은 모수개혁은 연금개혁의 시작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재정 안정을 강조하는 학자들은 국민연금 재정 악화가 우려될 때 자동으로 받는 돈을 줄이는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자동조정장치 도입 시 현재보다 기금 소진 시점을 20∼30년가량 늦출 수 있다고 보고, 국회에서 추후 논의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청년들은 받는 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연금의 소득보장 강화를 주장하는 쪽은 자동조정장치가 ‘자동삭감장치’라며 도입을 반대한다. 소득대체율이 43%가 아니라 30%대로 떨어져 노후 보장 기능을 못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의무 납부 기간을 현재의 59세에서 64세로 늘리는 등 공적 연금이 국민 노후 소득보장과 재정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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