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한우부터 뮤지컬까지 조각투자…과제는 다양성 확보
조각투자 시장 열린지 1년 지났지만
기초자산 다양성 확보 여전히 난항
한우·미술품 외 새 얼굴 언제 나올까
“기술특허·프로젝트 투자계약증권 등
…조각투자 확장 가능성 더 키워야”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토큰증권발행(STO) 법제화가 미뤄지면서 조각투자 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투자계약증권 발행이 시작된 지 1년여가 지났지만, 한우와 미술품 외에는 새로운 상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금융당국이 새로운 기초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투자계약증권의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스탁키퍼 3-1호 한우 48두 △3-2호 한우 48두 △투게더아트 7호 이우환 ‘Dialogue’ △열매컴퍼니 4-1호 쿠사마 야요이 ‘호박’ △4-2호 요시모토 나라 ‘Put Wings on Her!!’ △4-3호 요시모토 나라 ‘Untitled(Solid Fist) △아티피오 1호 데이비드 호크니 ‘30th May 2021, From the Studio’ 등이 발행됐다.
조각투자와 투자계약증권…태동기 살펴보니
조각투자는 미술품, 음원 등 실물자산이나 재산적 권리를 여러 투자자가 나눠 소유하고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022년 11월 조각투자를 ‘투자계약증권’으로 판단하고 규제를 강화했다.
투자계약증권은 2023년 말부터 국내 시장에 정식으로 발행되기 시작했다.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아트앤가이드 운영사 열매컴퍼니는 2023년 12월 국내 1호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하며 시장을 열었다. 이후 △서울옥션블루(미술품) △투게더아트(미술품) △스탁키퍼(한우) △아티피오(미술품) 등 조각투자사들이 투자계약증권 발행에 나섰다.
투자계약증권은 금융투자상품의 한 유형으로 투자자가 직접 사업 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사업 결과에 따른 수익을 배분받는 계약상 권리를 의미한다. 주식과 달리 경영권이 없으며 투자자는 배당이나 수익 분배 등을 받는다. 현재 법적으로 유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식, 채권 등에 비해 유동성이 낮다.
증권법상 투자계약증권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사업의 공동성이 인정돼야 한다. 투자계약증권 투자자는 투자계약증권을 구매해 공동사업에 자금을 제공한다. 경영이나 운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으며 사업 성과에 따라 이익을 분배받는다. 공동사업을 운영하는 발행자(조각투자사)는 투자자들에게 증권을 발행하고, 자금을 모금해 사업을 운영한다. 사업 결과에 따라 발생한 수익을 투자 비율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수익이 배분된다.
투자계약증권, 활용도 높지만 다양성 확보 안 돼
시장에선 투자계약증권의 다양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고 있다. 그간 발행된 투자계약증권의 기초자산을 살펴보면 한우와 미술품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결제 서비스 기업 다날(064260)의 자회사인 다날엔터테인먼트가 뮤지컬 투자계약증권 발행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실제 발행으로는 아직 이어지지 못한 상태다.
실제로 투자계약증권은 다양한 유형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뮤지컬, 콘서트 등 공연 사업이나 한우 사육 사업 등 특정 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이나 이익을 일정 비율로 배분하는 ‘수익 분배형’ 투자계약증권 발행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미술품과 같은 특정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자산 기반형’ △지적재산권이나 기술 로열티를 기초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술특허 기반형’ △영화 제작, 게임 개발 등 특정 프로젝트의 성과에 따른 수익을 지급하는 ‘프로젝트 투자형’ 등 다양한 유형으로 투자계약증권을 활용할 수 있다.
업계에선 투자계약증권의 확장 가능성을 더욱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각투자 업계 관계자는 “투자계약증권 시장은 부동산, IP(지식재산권), 스포츠, 친환경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양한 기초자산을 도입하면 투자자들이 자신의 리스크 선호도에 맞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어 시장 안정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새로운 산업과 자산군을 포함하면 경제 전반의 자금 순환이 원활해져 장기적으로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동반 성장이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다양한 산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고 폭넓은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각 산업은 산업마다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투자계약증권은 기존 금융상품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초자산의 특성을 보다 유연하게 검토한다면 다양한 상품이 시장에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연서 (yons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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