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배당 마다하고 금융株 던지는 연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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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큰 손' 연기금이 금융주의 비중을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다.
이달 말까지 금융주를 보유할 경우 지난달 결산 배당에 이어 1·4분기 배당금까지 '더블 배당'을 노릴 수 있지만 이를 포기하고 순매도에 나서는 모습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5개(25%) 종목이 금융주이다.
이 기간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952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금융주의 비중은 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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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불확실성도 매도세 부추겨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5개(25%) 종목이 금융주이다. 이 기간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952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금융주의 비중은 덜어냈다.
같은기간 연기금은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을 각각 523억원, 404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순매도 4위와 7위에 각각 올렸다. 이어 우리금융지주를 303억원, BNK금융지주를 269억원, JB금융지주를 251억원어치 각각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 3월은 금융주 투자의 적기라는 게 통설이다. 2월말부터 3월말까지 금융주를 보유할 경우 결산 배당과 분기 배당을 모두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연기금은 이 같은 배당 수익에도 불구하고 금융주 비중을 줄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이익 성장률 우려가 원인이라고 평가한다. 경기 침체로 금리가 하락하면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떨어져 이익 성장률 둔화로 이어진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은행 합산 이익 성장률은 5.2%로 지난해 7.8% 대비 약 2.6%p 감소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경기 선행지수가 이미 지난 하반기 고점을 통과한 가운데, 향후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 영향으로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 금리는 더욱 하락할 것"이라며 "이는 곧 순이자마진 하락세가 심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통상 순이자마진은 기준금리가 고점에 다다르는 순간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하락하는데 기준금리 인하는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금융주에는 악재다. 만약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대선 국면이 시작된다면 소상공인 지원 등 은행에 사회적 역할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 상황을 살펴보면 은행주가 개선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정치적으로는 탄핵심판과 이에 따른 조기대선 여부, 경제적으로는 관세 전쟁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 등이 은행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주 부진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태준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정책을 통해 주가를 지지할 수는 있겠으나 자사주 공백 기간에도 수익률을 지켜가기는 어렵다"며 "장기간의 기준금리 인하 끝에 경기가 회복된 이후 시장금리가 반등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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