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日 경매시장에 정부 비축미가 나온 사연

김송이 기자 2025. 3. 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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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일본에서 관심을 모은 경매가 시작됐다.

경매에 올라온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유명 작가의 그림이나 고급 자동차가 아닌, 일본 정부가 비축한 15만 톤의 쌀이었다.

일본 니혼TV는 "낙찰된 비축미는 3월 하순부터 4월까지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거나 레스토랑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부가 비축미 방출을 발표한 뒤에도 쌀 가격은 계속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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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축미 21만톤 경매 나와
작년 여름부터 ‘쌀 부족’ 이어져
“도매업자의 비축으로 가격 올라“
비축미 방출 효과 수개월 걸릴 듯

지난 10일, 일본에서 관심을 모은 경매가 시작됐다. 경매에 올라온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유명 작가의 그림이나 고급 자동차가 아닌, 일본 정부가 비축한 15만 톤의 쌀이었다. 대량의 쌀이 경매에 나온 것에 대해 에토 다쿠 일본 농림수산상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7일(현지 시각) 일본 도쿄의 한 슈퍼마켓에 진열된 쌀 봉지들. / AFP=연합뉴스

일본 정부 비축미가 경매 시장에 나온 이유는 작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 슈퍼마켓 곳곳에는 ‘쌀·현미 가족당 1포대씩 한정’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이는 쌀 공급이 불안정해 물량이 부족한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쌀 파동이 터지자 농산물, 특히 쌀을 표적으로 한 절도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쌀 부족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2023년 여름 극심한 더위와 잦은 폭우로 일본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고시히카리의 생산량이 감소했다. 이어 같은 해 8월 난카이 대지진 경고가 나오자, 식량 비축 차원에서 쌀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났다. 당시 아사히 신문은 “폭염과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급증이 쌀 부족의 근본 원인으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일본은 가격을 높게 유지하고 국내 쌀 재배자를 지원하기 위해 쌀 생산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면서 “이는 공급망에 작은 차질이 발생해도 그 영향이 비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쌀 가격이 급등하자 일본 정부는 가을 수확철 이후 쌀 재고가 늘어나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일본 농가의 지난해 쌀 수확량은 679만 톤으로, 흉작은커녕 전년보다 18만 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낮아지지 않았다. 현재 11파운드(약 5kg) 쌀 한 봉지의 가격은 4000엔(약 4만원)으로, 1년 전 대비 두 배 이상 높다.

쌀 가격 안정이 이뤄지지 않은 원인으로 일부 유통업자들의 쌀 비축이 꼽힌다. 우츠노미야 대학 농업경제학과 조교수인 마사유키 오가와는 “일부 기업과 개인이 쌀을 돈벌이 수단으로 거래하기 시작했다”면서, 투기꾼들이 쌀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생각해 쌀을 비축하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에토 농림수산상 역시 “누군가가 쌀을 매집해두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결국 일본 정부는 비축미 방출이라는 강수를 두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흉작이나 재해 상황에서만 비축미를 풀었으나, 유통 불안을 이유로 비축미를 방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1차분으로 재작년과 작년에 수확한 쌀 15만 톤에 대한 입찰을 우선 진행하고, 나머지 쌀은 유통 상황을 지켜본 후 추가 방출할 계획이다.

비축미 방출이 쌀 공급 부족 사태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NYT는 “앞으로 수 주, 늦어도 수개월 내에 경매가 도움이 되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니혼TV는 “낙찰된 비축미는 3월 하순부터 4월까지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거나 레스토랑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부가 비축미 방출을 발표한 뒤에도 쌀 가격은 계속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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