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전쟁에 '절친' 머스크의 테슬라도 "보복 관세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이 보복과 재보복을 거듭하며 치열해지는 가운데 '최측근'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전기차 기업 테슬라도 우려를 표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1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보낸 서한에서 관세로 인해 제조 비용이 상승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한에서 테슬라는 "미국 수출 업체는 다른 국가가 미국의 통상 조치에 대응할 때 본질적으로 불균형한 영향을 받게 된다"며 "과거 미국의 통상 조치는 대상 국가들이 즉각적으로 반발하게 했으며, 여기에는 해당 국가로 수입되는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도 포함된다"고 했다.
회사 측은 "공격적인 공급망 현지화에도 불구하고 특정 부품과 구성품은 미국 내에서 조달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며 해외 의존도가 높은 전기차 및 배터리 공급망을 고려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서한은 USTR이 관세 정책에 따른 미국 기업의 무역 피해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제출된 것이다. 외신들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머스크 CEO의 회사도 광범위한 관세의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추가 관세를 20%로 높인 데 이어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를 시작하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을 본격화했다. 중국과 유럽연합(EU)은 보복 관세를 예고하며 대응했고, 캐나다와 유럽 등에선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EU에 재보복을 언급하며 강하게 맞서는 가운데 다음 달 2일 상호 관세 부과도 재확인하며 관세 전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월에도 바이바브 타네자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관세 부과 가능성이 매우 높고, 어떤 상호 조치도 우리 사업과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머스크 CEO가 '비호감' 낙인까지 감수하며 백방으로 뛰었지만, 관세 영향은 테슬라도 피하지 못한 것이다. 최근 테슬라는 정부효율부(DOGE)에서 머스크 CEO의 정치 행보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독일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 매출이 감소한데다 미국에선 테슬라 차량과 매장, 충전소 등을 겨냥한 방화, 총격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0일엔 종가 기준 시총이 전장 대비 1300억달러(약 189조원) 증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이미 테슬라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최근 주민들이 집에 테슬라 충전기를 설치하도록 하는 정부 보조금 지급을 철회했다. 데이비드 에비 브리티시컬럼비아주지사는 이 조치가 머스크 CEO를 겨냥한 것이라며 "주민들은 머스크에게 그들의 돈이 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테슬라뿐만이 아니다. 최근 완성차 업계에서 관세 부과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에 따르면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CEO는 12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하고 투자 계획을 논의했다. GM은 구체적인 회동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완성차 업체들은 그간 백악관에 미국 투자 확대에 앞서 관세와 배출 정책에 대한 확실성이 필요하다고 촉구해왔다.
현대차와 도요타, 폭스바겐 등 주요 해외 완성차 업체 대표 단체인 오토드라이브아메리카는 별도 논평을 통해 USTR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조립 공장의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완성차 제조사는 하룻밤 사이에 공급망을 전환할 수 없으며, 비용 상승은 필연적으로 소비자 가격 상승, 제공 모델 수 감소, 미국 생산라인 폐쇄 등으로 이어져 공급망 전반에 걸쳐 잠재적인 일자리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밤 장사 망쳤다"…무인카페서 불 끄고 영화 본 커플에 업주 통탄 - 아시아경제
- "한국인들 돈 싸들고 온다"…中주식 쓸어담자 관영매체 '화들짝' - 아시아경제
- "이별을 고합니다" 김수현 팬들도 손절 중…광고계도 술렁 - 아시아경제
- 여섯 가지 암 막는 ‘기적의 빨간 과일’…노화 방지·혈당 낮추는 효과도 - 아시아경제
- '탁구 스타' 전지희 남편, 성폭행 혐의 10년간 출전 정지…당사자 혐의 부인 - 아시아경제
- 뇌졸중 앓을 가능성 A형-O형 엄청난 차이 - 아시아경제
- "50억~100억대 집 살면서 돈은 코인·주식으로 벌죠"… '자산가=다주택자' 공식 깨졌다 - 아시아경
- "성관계 횟수 적으면 수명 짧아져"…日 연구결과에 남성들 '화들짝' - 아시아경제
- "2000만원 이상 빌려줬는데"…길거리 생방송 20대 여성 살해범 말에 日 경악 - 아시아경제
- 모닝커피 효과 진짜였어?…연구결과 깜짝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