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6시 내고향' MC 교체 강행…윤인구 아나운서 "목표는 나였나"
3월 말 MC 교체 강행 방침에 제작진 즉각 중단 요구...윤인구 아나운서 "프로그램 내려올 수 있어도 소신 물리지 않는다"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KBS 사측이 '6시 내고향' MC 교체를 강행하면서 제작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 MC인 윤인구 아나운서도 정권 교체 주기마다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사측을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KBS 사측은 공사창립기념일인 이달 3일까지 진행자 경력이 5년 이상인 3개 교양 프로그램 MC를 교체하겠다고 통보해 반발을 샀다. 이후 '아침마당' MC가 교체되지 않고, 'TV쇼 진품명품'은 새로운 MC가 추가되는 것으로 일단락됐으나, '6시 내고향'은 이달 말 기점으로 MC를 교체한다는 결정이 제작진 측에 통보됐다.
'6시 내고향' 제작진은 14일 사내 성명에서 “부당하고 무책임하며 목적 또한 불분명한 MC 교체 시도 즉각 중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프로그램별 특수성과 상황이 있기에 획일적인 결론이 나야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애초 지목당했던 3개의 프로그램 '아침마당' '진품명품' '6시 내고향' 중 특정 1개 프로그램만 MC가 교체되는 것에 대해 제작진은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지금 상황으로선 MC교체의 진의가 무엇이었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책임 있게 답변하고 상황을 정리해야 하는 리더십의 유체이탈적 태도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면서 'MC 교체 시도 중단'을 재차 촉구했다.
윤인구 아나운서도 이날 “KBS에 몸담은 세월이 아까워 한마디 한다”면서 입장을 밝혔다. <결국 교체의 목표는 '윤인구'였나> 제목으로 사내에 올린 글에서 그는 “영광스럽게도 아침마당, 6시 내고향, TV쇼 진품명품 진행을 모두 맡았던 유일한 아나운서이다. 부족한 사람에게 기회를 준 회사와 선후배 동료들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그런데 제겐 5년마다 똑같은 이슈가 공교롭게 되풀이되고 있다. 정권의 수명과 기간이 겹치는 건 우연의 일치이며 혼자만의 의심일까”라고 물었다.
그는 “KBS 아나운서로 재직하는 지난 29년 동안 이런 일들이 지속해서 일어나고 있고 불합리한 교체 대상자의 경험을 여러 차례 한 당사자로서 더 이상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후배들에게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장이 강조한 능력 중심, 일 중심의 공정한 조직이 이런 건가”라며 “교양다큐센터장은 5년 이상 된 진행자를 바꾼다는 명분 뒤에 어떤 다른 의도가 있는지 명백히 밝히기 바란다”고 했다. 그는 “인사권을 앞세워 칼로 무 베듯 쳐내는 것은 그런 오더를 주는 자 앞에선 납작 엎드리고 정작 보호해야 할 대상에게 군림하는 비열한 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아나운서는 특히 “회사 재정을 위해 수차례 고액 협찬 유치를 하고 철저한 자기 관리로 암 투병 중에도, 지난 코로나 기간에도 빠짐없이 생방송을 지켰던 것은 차치하고라도 시청률, 시청자들의 평가, 진행자의 프로그램에 임하는 태도 그리고 제작진의 의견 등 다면적인 평가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얼굴만 젊게 바꿔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것은 지금 KBS가 처한 위기도, 시청자에 대한 배려도, 프로그램의 경쟁력도 고려치 않은 무식하고 한심한 발상”이라면서 “아나운서실장은 이번 일을 모르쇠로만 방관하지 말길 바란다. 그것 또한 무능이며 직무유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무노조이다. 보수 성향의 노조도 가입했었고 아나운서협회장직을 맡으며 진보 노조도 가입해 양쪽을 아우르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그렇게 편을 가르는 당신들 때문에 본인도 모르게 '윤인구'는 시시각각 진보로, 보수로 둔갑해 있다. 2025년에도 이런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여전히 벌어진다는 건 참으로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프로그램에서 내려올 순 있어도 소신을 물리진 않는다”라며 “지나고 보니 참 다행스러운 건 모함하고 자리에서 끌어내리려 했던 사람들은 얼마 가지 않아 그 자리에 더 이상 있지 못했다. 진심은, 성심은, 열심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진리를 믿는다”고 밝혔다.
윤 아나운서는 1997년 KBS에 입사해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사업팀장, 한국어연구부장 및 제19대 아나운서협회장 등을 지냈다. 2018년부터 진행 중인 '6시 내고향'을 비롯해 '아침마당' '진품명품' '러브 인 아시아' '생방송 세상의 아침' '생방송 오늘' '윤인구의 모닝쇼' '도전 골든벨' 등 다수의 정규 프로그램과 각종 특집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왔다.
KBS 사측은 이번 사태를 두고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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