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생존율, 조직검사 시기에 달렸다 [인터뷰]

[인터뷰] 산부인과 전문의 이대남 원장
자궁경부암, 예방 가능하지만 접종률과 검진율 낮아
조직검사 시기 놓치면, 자궁 적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자궁경부암은 유일하게 예방접종이 존재하는 암이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에게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 사업을 통해 만 12세 여성청소년에게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고 있다. 그러나 접종률과 검진율이 모두 낮은 현실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가암검진 통계에 따르면, 20대 여성의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률은 50~60% 수준이며, 검진율은 약 20%에 불과하다. 예방이 가능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검진을 받지 않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산부인과 전문의 이대남 원장(하나여성의원)은 "자궁경부암은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검진 시기를 놓치면 자궁을 적출해야 할 수도 있다"라며,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자궁경부암의 원인과 진행 과정, 그리고 연령과 감염 위험도에 따라 언제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이대남 원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산부인과 전문의 이대남 원장ㅣ출처: 하나여성의원

Q. 자궁경부암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자궁경부암의 가장 큰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입니다. HPV는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로, 특히 16형과 18형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며, 감염 시 자궁경부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HPV가 자궁경부 세포에 침투하면 유전자 변형을 유발하여, 세포가 정상적인 성장과 분열을 제어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나 모든 HPV 감염이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HPV 감염은 면역 체계에 의해 자연적으로 소멸됩니다.

단, 고위험군 HPV 감염이 2년 이상 지속될 경우, 자궁경부 세포의 비정상적인 변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시간이 지나면서 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커집니다. 따라서 고위험군 HPV 감염자는 반드시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Q. 그렇다면,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나요?
자궁경부암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예방의 핵심은 정기적인 검진과 HPV 백신 접종입니다.

HPV 백신은 고위험군 HPV(16형, 18형)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뛰어나므로, 가급적 성 경험 이전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성 경험이 있더라도 접종이 가능하므로, 아직 맞지 않았다면 최대한 빨리 접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자궁경부암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궁경부암의 가장 큰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이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Q. 자궁경부암은 40~50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최근 젊은 층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HPV 감염의 확산입니다. HPV는 성적 접촉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성적 활동을 시작하는 20~30대 여성들에서 급격히 HPV 감염 위험이 높아집니다. 그러나 백신 접종률이 낮고,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진을 미루는 경우가 많아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정기 검진 부족입니다. 자궁경부암은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어 검진을 받지 않으면 전 단계인 자궁경부이형증을 놓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젊은 여성들도 정기적인 검진이 꼭 필요합니다.

Q. 자궁경부암 검진은 어떻게 이루어지며, 검사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자궁경부암 조기 발견을 위해 가장 많이 시행되는 검사는 자궁경부세포검사와 HPV 검사입니다. 자궁경부세포검사는 자궁경부의 세포 변화를 확인하는 검사인데, 위음성률이 어느 정도 존재하기 때문에 해당 검사만으로 정확한 결과를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검사 상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HPV 검사를 통해 고위험군 HPV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이후 조직검사를 통해 최종 진단을 내립니다.

자궁경부이형성증이 발견되면, 냉동치료나 레이저 치료로 병변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런 치료는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기 전에 병변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어 효과적입니다. 반면, 상피내암이나 자궁경부암이 발견되면, 자궁경부 절제술, 자궁적출술 등의 수술적 치료나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자궁경부세포검사는 20세 이상 성관계 경험이 있는 여성에게 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성관계 경험이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검진을 받아야 하나요?
성관계 경험이 없더라도 HPV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는 필요합니다. HPV 검사는 성관계 경험과 관계없이 받을 수 있으며, 감염이 확인되면 정기적인 추적 검진이 필요합니다.

Q. 배우자나 성파트너도 HPV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HPV는 성적 접촉을 통해 전파되므로 감염이 확인되면 성파트너 역시 HPV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HPV 감염 여부를 모르고 있을 경우, 서로 감염을 주고받거나 재감염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HPV 감염이 확인되면 백신 접종할 것을 권고합니다. HPV 백신은 감염 예방뿐만 아니라 재감염을 방지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