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란죄로 엮겠다며 살려면 양심선언 하란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비상계엄 이틀 뒤인 작년 12월 5일 저녁 지인에게 자신이 내란죄로 처벌될 수 있으니 양심선언을 하라는 회유를 받았다는 취지의 육성이 공개됐다. 곽 전 사령관은 지인과 통화하면서 “살려면 나보고 양심선언을 하라는데” “얘들이 사정은 아는데 그래도 뭐 내란죄로 엮겠단다”라고 말했다. 그는 “속사정이 많은데 지금은 아무도 내 말을 안 믿는다”며 자신의 어려운 경제 상황과 변호사 문제도 거론했다.
곽 전 사령관은 통화 다음 날 특전사를 방문한 민주당 김병주 의원 유튜브에 나와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게서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발언을 했다. 현역 군 사령관이 정치인 유튜브에 출연한 일부터 이례적이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소추하고 내란죄로 수사하는 한 근거가 됐다. 이 유튜브에서 곽 전 사령관은 처음에는 “국회에 있는 인원들을, 요원들을 빼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가,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의원들을요?”라고 묻자 ‘예’라고 답했다.
김현태 특전사 707단장은 지난달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곽 전 사령관에게 변호사 소개를 약속하며 자신들이 써준 답변을 읽게 했다며 회유 정황을 진술한 바 있다. 김 단장이 민주당 관계자들과 곽 전 사령관이 만났다고 밝힌 날이 곽 전 사령관이 지인과 통화한 12월 5일이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은 민주당이 내란죄를 만들기 위해 곽 전 사령관을 회유·협박한 것이 드러났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죄를 지은 사람에게 양심선언을 하라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나 홍장원 전 국정원 차장의 정치인 체포 명단 메모는 작성 시기와 장소가 의심받고 있고,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곽 전 사령관의 증언 역시 회유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헌법학자인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회유 의혹의 당사자들을 탄핵심판 종결 전에 헌재에 직접 불러야 한다”고 했지만, 헌재의 탄핵심판은 이제 선고만을 앞두고 있다.
대통령 탄핵심판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리 사회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선고를 앞두고 의문점이 추가로 나오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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