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TA 맺은 한국에도 ‘규제’ 문제 삼아 관세 매길 가능성

우리나라는 13년 전인 2012년 미국과 모든 수출입 물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원칙으로 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2019년 한 차례 개정을 거쳐 미국은 한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상품을 2041년까지, 우리나라는 미국에서 들여오는 상품 중 일부 농산물을 제외한 99.8%에 대해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현재 한국이 수입하는 거의 모든 미국산 물품은 무관세로 들어오고 있고, 미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사실상 양국 간 관세가 없어진 상황인데도 미국이 상대국 수준으로 관세를 올리겠다는 ‘상호 관세’ 대상에 한국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올까.
전문가들은 중국, 멕시코, 베트남 등에 이어 여덟째로 미국과 무역에서 많은 돈을 벌어가는 우리나라에 대해 미국이 규제와 세금 등 비관세 장벽의 영향까지 계산해 관세를 매길 가능성을 거론한다. 허윤 서강대 교수는 “미국은 ‘한국의 불합리한 규제 때문에 수출을 많이 못 한다’는 식으로 주장하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상호 관세가 법으로 정해진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것이 상호 관세’라고 하면, 다른 나라들은 그렇게 이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현지에서도 비슷한 분석이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트럼프의 상호 관세 계획은 단순히 다른 나라 관세와 비슷하게 맞추는 것을 넘어 부가가치세, 정부 보조금, 미국 기업에 대한 규제 등 비관세 무역 장벽을 포함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했고, 지난달 공화당이 발의한 ‘상호무역법’도 관세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에서 발생하는 무역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상호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지형 서울대 교수는 “미국은 트럼프 1기 때 한미 FTA를 개정했지만, 오히려 한국산 수입이 크게 늘며 무역 적자가 늘었다”며 “오랜 시간을 들여 한미 FTA를 개정하는 대신 관세 위협을 가해 미국 현지 공장 건설 등 원하는 바를 얻어내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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