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쇼크 최대 수혜자는 딥시크 아닌 화웨이, 왜?[경제적본능]
■해당 녹취는 딥시크 충격으로 희비가 엇갈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면면을 분석한 강정수 박사의 인터뷰 일부입니다.
■가성비 모델인 딥시크가 소스를 오픈한 배경과 이 것이 AI산업에 미칠 영향, AI 기술이 다음 단계로 진화하는 속도가 가팔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까지 담은 전체 내용은 CBS경제연구실 채널 '경제적본능' 강정수 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AI 경제의 가속화와 글로벌 경쟁
◆ 윤지나 > AI 패권 전쟁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AI 기업 딥시크의 등장이 전 세계 AI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전략을 급히 수정하고 있습니다. 미국 AI 업계의 최강자로 군림하던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이 동분서주하며 삼성전자,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 논의를 진행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이 변화가 가져올 AI 경제의 가속화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 강정수 > 기존에는 AI 발전 속도가 점진적이었다면, 딥시크의 등장 이후 탈수기를 1단에서 3단으로 돌린 것처럼 급격히 빨라지고 있죠. 이 변화는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전체로 확산되면서,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시아까지 AI 경제 전환이 가속될 것입니다. 한국 역시 이에 영향을 받으며 네이버, 카카오 등이 AI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강자의 엔비디아의 입지, 단기와 장기가 다르다
◆ 윤지나 > 최근 엔비디아의 행보가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AI 모델이 오픈소스로 공개되면서 고성능 반도체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 강정수 > 단기적으로 엔비디아의 입지는 불안정해졌습니다. 딥시크의 등장으로 인해 AI 모델의 오픈소스화가 가속화되면서, AI 연산을 위한 고성능 GPU 의존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블랙웰(Blackwell) GPU를 지난해 말까지 양산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일정이 불확실한 상태입니다. 이처럼 제품 출시 일정이 늦어지면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릴 가능성이 큽니다.
◇ 강정수 >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AI 경제가 확대됨에 따라 고성능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헨리포드가 컨베이어 벨트를 자동차 산업에 도입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처럼, AI도 인프라가 구축되면 더 많은 산업에서 활용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AI 반도체 시장에서 화웨이와 같은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엔비디아가 독점적 위치를 유지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화웨이, 딥시크 충격의 최대 수혜자 "할렐루야!"
◇ 강정수 > 단연코 화웨이입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엄청난 호재를 맞았습니다. 미국이 NVIDIA의 고성능 AI 칩 수출을 제한하면서, 중국은 자체적인 반도체 개발을 가속화해왔습니다. 화웨이의 Ascend 910 칩은 성능 면에서 엔비디아의 H100보다는 다소 부족하지만, 가격 경쟁력과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딥시크가 화웨이 칩을 최적화해 사용하면서 성능이 향상되었고, 이를 통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 윤지나 > 미국의 압박으로 글로벌 AI 경쟁에서 밀리고 있던 화웨이가 미국 시장이 아닌 다른 시장들에 고성능 칩이 아님에도 침투할 수 있다는 거죠? 오픈AI와 성능은 비슷한데 가격은 훨씬 싼 딥시크와 함께.
◇ 강정수 > 화웨이는 중국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도 여기에 적극 개입하여 AI 도입을 원하는 개발도상국들에게 화웨이 반도체를 구매하도록 차관을 제공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너희 돈 없지? 괜찮아, 우리가 빌려줄게. 대신 이 돈으로 화웨이 칩 사!" 이런 방식이죠. 이렇게 되면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화웨이 입장에선 이번 딥시크 쇼크가 "할렐루야"할 정도로 기회예요. AI 패권 경쟁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굳이 안달난 오픈AI와 함께 스타게이트 참여 필요가 있을까
◆ 윤지나 > AI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던 오픈AI는 충격을 받았죠.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패자라는 건 말할 것도 없고요. 샘올트먼은 곧바로 후속 모델을 선보이고, 딥시크처럼 오픈 소스로 가겠다고 선언하고 한국에도 오고.
◇ 강정수 > 미국이 AI 산업의 주도권을 계속 가져가겠다며 스타게이트 사업에 700조를 투자하겠다는 건데, 정부가 내는 돈이 아니거든요. 그럼 투자를 받아야 되는데 그걸 받겠다고 한국까지 샘 올트만이 직접 뛰는 처지가 된 거죠. 예전에는 투자자도 자기들이 가려서 받았는데, 이제 그럴 처지가 아닌 거예요.
◆ 윤지나 > 중국에 맞선 한미일 AI 동맹이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 삼성전자 입장에서 여기 서는 게 맞나요?
◇ 강정수 > 솔직히 말하면 삼성전자가 오픈AI와 깊은 협력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봅니다. 삼성전자가 오픈AI가 추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주주들이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700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인데, 삼성전자가 7조 원을 투자한다 쳐도 겨우 1% 지분입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고객사들과 협력한다는 의미에서 몇 조 투자할 수 있겠지만, 그래서 얻는 게 있을까요?
삼성전자가 지금 해야 할 일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지, 오픈AI의 구원투수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주주들이 가장 실망하는 것은 HBM(고대역폭 메모리)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 윤지나 > 스타게이트에 돈 태울 생각 하지 말고 HBM이나 빨리 만들라는 투자자들의 주문.
◇ 강정수 > 삼성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메모리 반도체인 HBM 개발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주요 업체는 SK하이닉스인데, 삼성전자는 여기에 제대로 된 대응을 못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오픈AI에 돈을 투자하겠다고? 오히려 그런 돈은 HBM 연구개발(R&D)에 써야 합니다. "HBM 언제 양산할 거니?" 이 질문에 삼성전자가 답을 내놓지 않는다면, AI 패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삼성전자가 할 일은 오픈AI와 돈독한 관계를 맺는 게 아니라, 반도체 기술력 강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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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윤지나 기자 jina13@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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