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도 뚫은 서울 도심 ‘尹 탄핵 찬반 집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맹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광화문 광장과 여의도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주말을 맞은 8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는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광화문 혁명 국민대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3만5000여 명의 인파가 모였고, 경찰은 동화면세점 앞부터 서울시청 인근까지 왕복 10차로 도로를 전면 통제했다. 두꺼운 점퍼를 입고 털장갑과 모자, 마스크로 중무장한 참가자들은 ‘탄핵무죄 이재명 구속’ ‘부정선거OUT 기짜국회’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윤 대통령을 석방하라” “선관위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 목사와 함께 무대에 오른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따뜻한 봄이 오면 아름다운 광장에서 전 목사님을 모시고 애국시민 여러분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님을 반갑게 맞이할 날이 올 것”이라며 “희망의 날을 위해 포기하지 말고 싸웁시다”라고 독려했다.
보수단체 세이브코리아는 오후 12시부터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일대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인 ‘국가비상기도회’를 열었다. 이에 따라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와 3번 출구 사이 의사당대로 약 300m 구간의 편도 전 차로가 통제됐다. 세이브코리아는 서울 외에도 부산·인천·대구·대전·춘천·제주 등 전국 12곳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특히 한국사 ‘일타 강사’ 전한길씨 등이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5만2000여 명의 인파가 몰려 대구경찰청이 경력 500여명을 배치하는 등 교통관리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오후 1시 30분쯤 2500여 명의 여의도 집회 참가자들은 ‘대한민국을 구해주세요’ ‘헌법재판소는 국민 편에 서라’ ‘국회 해산’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찬송가를 불렀다. ‘대통령을 즉각 석방하라’ ‘탄핵 무효 반국가세력 척결! 공수처 척결!’ 등의 문구를 걸어 놓은 푸드트럭도 눈에 띄었다.
어머니와 함께 집회를 찾았다는 정모(32)씨는 “공개적으로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두 딸을 데리고 경기 파주에서 온 엄인휘(50)씨는 “지금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기도할 때”라고 말했다.
반면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3시부터 헌법재판소가 있는 안국역 1번 출구 일대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국민의힘 해산하라’ ‘내란정범 국힘당 즉각해산’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1000여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역사는 기억과의 전쟁이다. 기억하자” “내란 세력의 2월 총공세에 맞서 집결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동작구에 사는 김창식(43)씨는 “계엄 선포 당일에 국회로 가지 못한 부채감이 있었다”며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란 희망을 품고 집회에 나왔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도 오후 5시부터 경복궁역 4번 출구에서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는 오후 5시 30분 기준으로 5000여 명이었다. 이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내란 정범 국민의힘 즉각 해산’이라고 적힌 손팻말과 응원봉을 흔들며 탄핵심판을 심리하는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이용길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12·3 내란의 몸통일 뿐만 아니라 극우 세력을 선동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내란의 힘’임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6시 20분쯤 광화문에서 종각을 거쳐 한국은행 사거리까지 행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17~-5도, 낮 최고기온은 -4~4도가 될 전망이다. 서울 최저기온은 -13도, 최고기온은 -3도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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