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서희원, 독감 약 먹었는데 사망 이유가…"효과 없을수도" 반전

박정렬 기자 2025. 2. 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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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클론' 출신 구준엽씨의 아내인 대만 배우 쉬시위안(徐熙媛·서희원·48)씨가 지난 2일 일본에서 인플루엔자(독감)에 의한 폐렴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플루엔자 치료에 쓰는 항바이러스제가 종류를 불문하고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가 없다는 메타분석 연구 결과가 재조명되고 있다.

연구팀은 "조플루자(발록사비르)가 고위험 환자의 입원 위험을 감소시키고 증상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경증 인플루엔자 환자의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다른 모든 항바이러스제는 (사망률 등) 치료 결과에 거의 또는 전혀 효과가 없거나 불확실하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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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의심 환자가 최근 9주 연속 증가한 가운데 20일 대구의 한 종합병원에서 의사가 독감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사진=(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그룹 '클론' 출신 구준엽씨의 아내인 대만 배우 쉬시위안(徐熙媛·서희원·48)씨가 지난 2일 일본에서 인플루엔자(독감)에 의한 폐렴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플루엔자 치료에 쓰는 항바이러스제가 종류를 불문하고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가 없다는 메타분석 연구 결과가 재조명되고 있다. 기침, 고열 등 증상 기간을 단축하는 데도 항바이러스제의 효과는 미비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감기와 달리 인플루엔자는 감염 시 치료제를 관습적으로 처방했는데, 사전에 부작용 등을 더욱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사협회 내과학 저널(JAMA Internal Medicine)에 인플루엔자 환자를 대상으로 항바이러스제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는 목적의 메타분석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중국과 캐나다의 연구자들이 1971년부터 2023년까지 3만 433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73건의 무작위 임상 시험의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했다. 해당 연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메타분석은 특정 주제에 지금까지 발표된 모든 연구를 체계적으로 수집한 후 일정한 방식으로 통합해 결론을 얻는 분석법이다. 특히, 근거 중심의 의학 연구에 메타분석은 코로나19(COVID-19) 등 백신과 약물 효과를 평가하는 무작위 임상시험, 환자-대조군 연구보다 더욱더 근거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플루엔자 치료에 많이 처방되는 '타미플루'.


연구 결과, 해열진통제 등 표준 치료나 가짜 약(위약)과 비교할 때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 조플루자(발록사비르), 리렌자로타디스크(자나미비르)를 비롯한 모든 항바이러스제는 저위험 환자와 고위험 환자 모두에서 사망률을 낮추는 데 거의 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저위험 인플루엔자 환자는 독감 치료제를 쓰든 쓰지 않든 입원율에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조플루자만은 고위험 인플루엔자 환자의 입원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약을 써도 증상 지속 시간은 하루 정도 짧아지는 데 그쳤다. 조플루자가 1.02일로 그나마 길었고 타미플루(0.75일)와 리렌자(0.68일)는 이보다 더 짧았다. 구역, 구토 등 치료 시 부작용 위험은 조플루자는 낮지만 타미플루는 높았다. 연구팀은 "조플루자(발록사비르)가 고위험 환자의 입원 위험을 감소시키고 증상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경증 인플루엔자 환자의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다른 모든 항바이러스제는 (사망률 등) 치료 결과에 거의 또는 전혀 효과가 없거나 불확실하다"고 결론 내렸다.

[타이베이=AP/뉴시스] 클론 구준엽의 부인인 대만 배우 쉬시위안(서희원)이 숨졌다고 동생 쉬시디(서희제)가 3일 밝혔다. 서희원은 설 명절 동안 가족과 일본으로 여행 갔다가 독감으로 인한 폐렴 합병증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48세. 사진은 서희원이 2010년 3월 2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영화 '퓨처 X캅' 홍보 행사에 참석한 모습. 2025.02.03. /사진=민경찬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항바이러스제는 증상 발현 후 48시간 이내에 투여해야 증상 지속 기간을 단축하고, 바이러스 배출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가능한 한 일찍 치료해야 한다는 생각에 관습적으로 처방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건강한 성인은 치료제를 써도 차이가 미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을 먹는 것보다 주사를 맞을 때 증상이 확 좋아진다고 여기는데, 이것은 항바이러스제 효과라기보다 발열과 통증 등을 줄이는 해열진통제를 함께 투여하기 때문일 수 있다"며 "치료제가 있다고 안심하지 말고 감염 예방에 힘쓰는 한편 고위험군이 되지 않도록 평소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메타분석 전문가인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학술지에 실렸고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 만큼 신뢰도는 높다"며 "인플루엔자는 당연하게 치료제를 써야 한다는 인식을 새롭게 들여다본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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