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기각 설 수도” 그 4인이었다…이진숙 손 들어준 그들

박진석, 정유진 2025. 1. 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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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헌나1호 방통위원장 탄핵심판 사건 선고하겠습니다. " 2025년 1월 23일 오전 10시 1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재판정에서 문형배 헌법재판관(헌재소장 대리)이 낮은 목소리로 주문을 읽기 시작했다. 해당 탄핵심판 사건의 대상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2024년 7월 31일 취임한 이 위원장은 취임 당일 김태규 부위원장과 단 두 명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KBS 이사 선임 안건 등을 의결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방통위원 3인 체제를 충족해 토론과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방통위법의 취지를 어겼다”고 비판하면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이 사건에 대한 선고는 헌재에 줄줄이 계류 중인 윤석열 정부 공직자 탄핵심판 사건들의 추이를 점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끌었다. 만인이 주목하는 가운데 문 재판관의 입에서 나온 주문은 다음과 같았다.

" 주문. 이 사건 심판 청구를 기각한다. "
이 위원장의 승리였다. 헌재 재판관 8인 중 4인이 기각 의견을 내면서 이 위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나머지 4인은 인용, 즉 “이 위원장을 파면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탄핵심판 대상자가 파면되려면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거기에 못 미쳤기 때문에 헌재의 최종 결론은 기각이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3일 탄핵심판 사건 기각 결정이 내려진 직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이 위원장은 즉각 업무에 복귀했다. 각 진영은 이해관계에 따라 헌재 결정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 서로를, 그리고 때로는 헌재를 비난했다. 하지만 서로 목소리를 높이느라 정작 주목해야 할 팩트에 관심을 둔 이는 많지 않았다. 문 재판관이 선고 과정에서 읽어 내려간 바로 아래 대목 말이다.

" 재판관 김형두·정형식·김복형·조한창의 기각 의견 요지는 김형두 재판관께서, 재판관 문형배·이미선·정정미·정계선의 인용 의견 요지는 정정미 재판관께서 설명하겠습니다. "
각각 기각 측과 인용 측에 선 재판관들의 면면을 말함이다. 더중앙플러스의 ‘헌재 8인 해부’시리즈를 충실히 읽은 분이라면 저 이름들을 살펴본 뒤 무릎을 탁 칠 수도 있다. 미처 그 기사들을 읽지 못한 분이라면 바로 이 기사를 통해 왜 이게 중요한 문제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선고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결과를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탄핵심판 기각 의견을 내면서 이 위원장의 손을 들어준 4인의 재판관 중 김복형 재판관을 뺀 나머지 3인은 ‘헌재 8인 해부’팀이, 아니 더 명확하게 이야기하면 취재팀이 취재한 사법부 인사들이 “윤 대통령 탄핵 기각 쪽에 설 수 있다”고 분석했던 인물들과 정확히 겹친다. 반대로 “이 위원장을 파면해야 한다”며 탄핵 인용 의견을 낸 재판관 4인은 모두 취재팀과 사법부 인사들이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쪽에 설 것”이라고 지목했던 재판관들이다. 이게 과연 우연일까.

한 명 한 명 다시 따져보자.


기각파: 정형식·조한창·김형두 예상 그대로 적중


정형식 재판관. 연합뉴스
먼저 기각파 4인에 속한 정형식 재판관. 그는 헌재가 6인 체제였을 때 윤 대통령 탄핵기각 쪽에 설 수도 있다고 분석됐던 거의 유일한 인물이다. 6인 중 유일하게 윤 대통령이 지명한 재판관인 데다가 뚜렷한 보수 성향을 지닌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에 “이념적 편향성 때문에 헌재 재판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적시하면서 ‘부적격’ 의견을 냈을 정도다.

그런데 만일 윤 대통령 탄핵기각이 정 재판관의 소신이라 하더라도 그에게는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사법부의 소식통인 A 판사가 이 부분과 관련해 내린 분석이다.

" 설사 정 재판관이 탄핵 기각 의견이라 하더라도 나머지 재판관 전부가 탄핵 인용 편이라면 사람의 심리상 혼자 다른 쪽에 선다는 건 매우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에요. 이름이 역사에 기록돼 두고두고 인용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니까요. 그래서 결과가 7대 1로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이 확고해지면 그 역시 7쪽으로 붙을 가능성이 커요. ‘7대1 = 8대0’이라는 말이에요. "
옛 상품 광고의 문구처럼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혼자 예라고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미다.

그런데 조한창, 정계선 재판관의 합류로 헌재가 8인 체제가 되면서 이 구도에 변수가 생겼다.

(계속)
변수의 핵심은 조 재판관이었습니다.
“조한창 재판관 한 명이 윤 대통령 탄핵 기각 3표를 만들 수도 있다.” 사법부 판사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조 재판관의 합류가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9957

☞헌재 8인 해부-더 많은 기사를 보시려면?

“조한창? 0표, 혹은 3표일수도” 尹 탄핵심판 엄청난 변수됐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5167

“문형배, 尹탄핵 찬성할 거다” 이런 장담 나오게 한 사건 2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1255

“9인 헌재? 與 곤란해지거든”…‘매운맛’ 마은혁 이래서 뺐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6105

“정정미 중도보수? 말도 안돼…그를 추천한 사람 보면 알 것”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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