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받을 후계자 없어” 日 중소기업 비명에… 정부 비책은 [방구석 도쿄통신]
일본 기업 99% 차지하는 중소기업, 저출산·고령화에 줄폐업 위기
정부·지자체가 지역 밖에서 직접 인재 섭외해온다… ‘승계 매칭’
한국은 일본을 너무 모르고, 일본은 한국을 너무 잘 안다.
일본 내면 풍경, 살림, 2014
국내 언론 매체들은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 일본의 이야기를 주로 정치나 경제, 굵직한 사회 이슈에 한해 전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고, 일본에서 교환 유학을 하고, 일본 음식을 좋아하고, 일본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즐겨보는 기자가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지금 일본에서 진짜 ‘핫’한 이야기를 전달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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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 중 99%는 중소기업입니다. 이처럼 일본 국가 산업을 지탱하는 중소기업들이 최근 경영을 이어받을 후계자를 찾지 못하는 문제로 줄폐업 위기에 직면했다고 합니다.
일본 NHK는 오는 2025년까지 저출산, 고령화 여파에 후계자 없이 문 닫을 위기에 처한 노포(老鋪) 기업이 약 127만개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문을 닫은 100년 이상 역사의 노포 기업은 145곳. 미국발(發) 금융 위기가 일어났던 2008년(120곳)을 넘기고 최다를 갱신했습니다.
일본 매체들은 국내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이 사라질 경우, 일자리 감소는 물론 지역 경제가 쇠퇴할 수 있다는 불안이 엄습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가운데 정부와 지방 도시가 직접 경영에 적합한 인재를 찾아주는, 이른바 ‘승계 매칭’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 화제입니다.
NHK는 최근 일본 중서부 돗토리현 당국이 사업을 물려받을 후계자를 찾는 중소기업을 모집해 직접 지역 밖에서 인재를 섭외해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후계자가 없거나 미정 상태라고 응답한 돗토리현 내 기업은 전체 70%를 웃돌았습니다. 이에 돗토리현은 민간 매칭 서비스 업체와 협업해 승계 매칭을 위한 특설 사이트까지 열었는데요.
경영자가 사업 내용 등 기업 정보를 기재해 후계자 모집을 신청하면, 지역 담당자가 직접 사업장을 방문해 검토한 뒤 특설 사이트에 구인글을 올립니다. 이후 승계 희망자가 나오면 당국이 직접 이주 계획 등 조건을 조율해 회사와 연결해주죠. 면접 등에 들어가는 여비, 숙박비 등 비용은 지역 예산으로 절반을 지원해줍니다.
실제 성사된 케이스를 포함해 승계 매칭에 응모한 이들 상당수는 돗토리현과 연고가 없는, 은퇴한 고령자였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최근 돗토리현 구라요시시(市)의 한 카페 운영을 아데가와 나오키(61)씨는 약 700㎞ 떨어진 도쿄에서 디자인 일을 하다 이주했어요. 그는 NHK에 “지원 날짜로부터 반년 만에 사업을 물려받을 수 있단 점이 좋았고, 특히 지역 사업이라는 점에서 안심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일본 중앙정부도 중소기업 후계자 찾기에 발벗고 나섰습니다. 일본 금융청은 이직을 희망하는 대기업 사원들을 중소기업과 연결해주는 사업을 약 3년 전에 개시했는데요. 대기업 사원이라면 누구나 금융청 데이터베이스에 구직 정보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이후 금융청이 관할하는 전국 140여 지방은행 등 금융 기관들이 후계자를 찾는 중소기업에 직접 인재를 매칭해준다고 합니다. 현재 등록된 인력만 약 3600명. 금융청 관계자는 “정년을 앞두고 고향에 돌아가려 하거나 ‘두 번째 커리어’를 준비하고 싶다는 지원자가 많다”고 했습니다.
다만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의 이직의 경우 급여가 절반 이하로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성사 직전 이직을 철회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NHK 등은 지적했습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이직처에서의 연 수입 30%를 2년간, 최대 500만엔(약 460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지원책이 이직 시장에도 퍼지면서 금융청 중개로 성사된 사례가 최근 130건을 넘어섰다고 NHK는 보도했습니다.
다음 주 다시 일본에서 가장 핫한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72~73편 링크는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총리, 제발 결론부터”… 야권서 저격당한 이시바 화법, 어떻길래 ☞ chosun.com/international/japan/2025/01/15/CZS3JS75XVDANM7VAYR7KSTILE/
‘하청’이란 말 이제 못 쓴다 ☞ chosun.com/international/japan/2025/01/22/W3J5BQUN6RCQTGADUCXF5JOH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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