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새 정부는 수니파” 기독교인 박해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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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서 13년간 이어진 내전은 최근 이슬람 무장 반군에 의한 점령으로 일단락됐다.
이달 초 시리아 반군을 이끈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은 알레포에 이어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점령하며 오랜 기간 독재 정치를 해온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몰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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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서 13년간 이어진 내전은 최근 이슬람 무장 반군에 의한 점령으로 일단락됐다. 이달 초 시리아 반군을 이끈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은 알레포에 이어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점령하며 오랜 기간 독재 정치를 해온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몰아냈다. 이는 현지 교계에 마냥 희망적인 소식이 아니다. 현지 교계는 이슬람에 의한 억압이나 박해로 인해 종교의 자유가 훼손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리아·레바논 전국복음주의총회(NESSL) 부총회장 이브라임 니세르(54) 목사는 29일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현재 시리아를 점령한 새로운 정부는 수니파 국가로 볼 수 있다. 이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다시 말해서 재앙”이라고 우려했다.
니세르 목사는 절망적인 현지 상황을 전했다. HTS가 점령한 시리아 북부 도시 알레포 시민들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두려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레포는 시리아 내전의 전략적 요충지이면서 시리아 선교의 중심지다.
새 정권 수립을 주도하는 반군 HTS 수장 아메드 알샤라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레바논과 시리아 등에 퍼진 이슬람 소수 종파인 시아파 지도자를 만난 자리에서 “문화와 종교, 이슬람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만 다른 종교와 종파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 교계는 이 선언을 온전히 믿는 분위기는 아니다. 니세르 목사는 “수니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곳은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아직도 여자들이 머리에 히잡을 쓰지 않고는 길거리를 활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는 기독교인이 자유롭게 예배드리고 신앙을 세상에 전하는 것에 대해 어떤 것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슬람이 모체인 지도자들이 어떻게 기독교인에게 복음을 전하고 예배드리는 것을 허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했다. 또 “알아사드 아래에서 힘들게 버텨온 시리아 국민이 이제는 다른 방식의 재앙에서 살아야 한다는 절망감이 덮쳤다”고 전했다.
그동안 시리아 기독교인들은 내전 중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는 인근 국가로 많이 이주했다. 현재 시리아에 남아 있는 이들은 교계 지도자이거나 재정적 여유가 없거나 질병 등으로 이주하기 힘든 가정이나 고아들이라고 니세르 목사는 전했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시리아인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세계 각국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해 강진이 발생했을 때 시리아 교회는 피난처를 찾아 교회로 몰려온 이들에게 의류와 담요, 연료 등을 제공하며 긴급구호 활동을 펼쳤다.
니세르 목사는 “음식조차 구할 수 없는 굶주린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절망뿐인 이들에게 희망을 품도록 하는 일은 너무 어렵다”며 “교회는 말로만 기도하는 게 아니라 환난 중에 있는 이들의 필요를 보며 헌신하도록 요구받는다. 시리아 교회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중보기도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한국교회는 고통받는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연대하고 있다.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대표단장 김태영 목사)은 지난 9월 니세르 목사와 ‘레바논-시리아 개신교 총연합회장’인 조지프 카사브 목사를 초청해 한국교회와 시리아 간 재난 지원 복구를 위한 ‘한국교회-시리아 다메섹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맺고, 시리아의 18개 교회 재건과 1034개 가정의 신앙공동체 재건에 후원하기로 했다.
김철훈 한교봉 사무총장은 “어느 때보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국제사회의 관심이 점점 멀어지면서 구호 활동이 절실하다”며 “시리아의 교회와 신앙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재건을 통해 피란민과 이웃을 돌보는 일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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