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김건희도, 지지율도...불리한 건 쏙 뺀 대통령실 외신 인터뷰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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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 단독 인터뷰를 커버스토리로 다룬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기사를 발췌해 소개하며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내용은 모두 생략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12일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누리집에 올라온 대통령실의 뉴스위크 인터뷰 소개 글을 보면, 대통령실은 “주요 기사 내용과 주요 일문일답 내용을 발췌해 소개한다”면서도 기사와 일문일답 양쪽에서 여러 차례 등장하는 김 여사 관련 내용을 모두 생략했다.
여러번 등장한 김건희 관련 내용은 어디에
뉴스위크 기사 원문과 대통령실 발췌본을 비교해 보면, 윤 대통령의 가족을 다룬 단락이 통째로 생략된 점이 먼저 눈에 띈다. 일문일답을 바탕으로 작성된 기사는 주제별로 정리된 6개 단락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 가운데 한 단락이 김 여사 등 윤 대통령의 가족을 조명했다.
생략된 단락에서 뉴스위크는 “윤 대통령이 정치적 공격을 받고, 개혁 추진에 어려움을 겪게 된 배경에는 김건희 여사 문제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 김 여사의 주가 조작, 디올백 수수 혐의가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야당은 김 여사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해당 단락에는 “한국이 영부인에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유일한 국가는 아닐 것이다. 동시에 야당의 지나친 정쟁화 시도로 아내를 둘러싼 논란이 부풀려진 것도 사실이다”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도 있지만 대통령실은 이 역시 생략했다.
일문일답에서 윤 대통령은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한 처리 방안을 밝히는 대신 “전임 정부의 영부인도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며 ‘물타기’를 했는데 이 부분도 생략됐다.
뉴스위크, 낮은 지지율도 언급했는데…
기사 도입부에서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짚은 부분도 생략됐다. 뉴스위크는 “윤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9월 기준 20%대에 머물러 있다. 이는 2022년 5월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윤 대통령은 개혁에 대한 반발뿐 아니라, 김 여사의 역할을 두고도 반대파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썼지만 대통령실 발췌본에서는 해당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
윤 ‘언행 불일치’ 꼬집은 문장 ‘편집’
뉴스위크가 기사에서 성평등을 강조하면서도 인터뷰 현장에 남성 참모만을 배석시킨 윤 대통령의 ‘언행 불일치’를 꼬집은 문장의 경우 일부 단어가 빠진 채 소개됐다.
뉴스위크는 “윤 대통령이 남성 참모 다섯을 곁에 두고 저출생 해결이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의 최종 목표이며, 여성이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Yoon, flanked by five male advisers, said that addressing the demographic crisis was a goal of his reforms and that keeping women happy in the workforce was a priority)고 지적했는데 대통령실은 이를 “윤 대통령은 인구 위기 해결이 자신이 추진하는 개혁의 목표이며 여성이 직장에서 만족하도록 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말했다”고 번역했다. ‘남성 참모 다섯을 곁에 두고’(flanked by five male advisers)를 뺀 것이다.
‘뼈아픈 진실’을 ‘국내적 진실’로
커버스토리 제목인 ‘Home Truths’(뼈아픈 진실)를 ‘국내적 진실’로 번역한 점도 눈에 띈다. 하태원 대통령실 해외홍보비서관은 13일 정책브리핑 누리집에 올라온 ‘대통령이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이라는 글에서 지난달 16일 서울에서 진행된 뉴스위크와의 인터뷰 현장 분위기를 전하며 이같이 번역했다.
하지만 ‘Home Truths’는 불편한 진실, 뼈아픈 진실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관용구로 브리태니커 사전에도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불편한 진실’(an unpleasant fact about someone or something)이라는 뜻으로 등재되어 있다. 뉴스위크가 기사에서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김 여사 관련 의혹 등을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국내적 진실’이라는 의미로 해당 제목을 달았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하 비서관은 해당 글에서 “대통령 앞에는 메모지 한 장 놓여있지 않았다. 생각의 흐름에는 거침이 없었고 인터뷰 내내 취재진의 끄덕임이 자주 느껴졌다”고 쓰기도 했다. 또 “‘지지율이 추락해도, 중간선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제 임기 중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풀려야 하고, 개혁과 제도 개선을 하지 않고 물러설 수가 없다’라는 말은 임기 반환점을 맞은 윤 대통령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사자후’ 같았다”고도 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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