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만난 여성단체 “젠더정책 내놔야”…추가 공약 나올까

류석우 기자 2025. 5. 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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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인 23일 낮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와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를 만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6·3 대선에서 여성·성평등 공약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여성단체들의 요청으로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핵심 인사들과 여성단체 대표단이 마주앉은 것으로 23일 파악됐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0개 여성단체 대표단은 “진일보한 광장의 목소리를 담은 공약을 내야 한다”며 여성가족부 강화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대표단의 개별적인 정책 제안엔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선대위는 전날 오전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대표단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엔 김민석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진성준 정책본부장, 천준호 전략본부장, 이수진·백혜련 여성본부장, 김남희 여성부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민주당 쪽 머리발언 말고는 대부분 대표단의 정책 제안으로 채워졌다.

대표단은 “지금의 민주당 공약으로는 너무 부족하다. 이번 대선은 빛의 혁명 이후의 대선이기 때문에 이전 대선보다 훨씬 진일보한 광장의 목소리를 담은 공약을 담아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들은 지난달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7개 여성단체가 발표한 여성가족부 강화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 25개 젠더정책과제를 모두 언급했다고 한다. 또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문재인 대통령 때까지 여성 정책을 활발하게 추진해 왔고, 지금도 중심에 있기 때문에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대표단의 정책 제안에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발언에선 민주당 한 참석자가 “이번 대선이 평소 선거와는 다르다”며 여성·성평등 공약이 부족해도 이해해달라는 취지로 말해 분위기가 싸늘해졌다고 한다. 이후 대표단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발언자가 간담회 말미에 “발언을 철회하겠다”며 사과를 하기도 했다. 민주당 다른 참석자들은 대표단의 이야기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여성단체 쪽 한 참석자는 “그간 발표한 공약에 포함되지 않은 추가 공약들이 있다고 들었다”며 “여성가족부를 확대·강화하겠다는 부분은 확인했고, 나머지는 명확히 답변하지 않았다. 추가 공약이 어떻게 나올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여성단체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앞으로 여성단체들과 정책 논의 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며 “광장의 목소리에 응답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수진 여성본부장은 “(대표단이 제안한 정책을 선대위) 정책본부에서 고민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말씀하신 걸 다 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다만 민주당이 (이번 대선) 공약은 부족하지만 그동안 ‘성평등 디엔에이(DNA)’가 있는 정당으로서 역할을 계속해 왔기 때문에 기대는 저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또 “민주당 여성위원장으로서 (대선 이후) 분기별로 만나 토론을 한다든지, 간담회같은 것들을 계속 진행해보자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날 오후 진행된 대표단과 민주노동당 간담회는 분위기가 달랐다. 서울 구로구 민주노동당사에서 진행된 간담회엔 장혜영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광장에 나온 여성들이 주역이 되어 열어낸 대선인데, 막상 정치의 시간이 되고 나선 여성들의 목소리가 대변되지 않고 관련 공약들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며 민주노동당이 관련한 목소리를 분명하고 선명하게 내주어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장혜영 위원장은 “다른 정당에선 이전 공약보다 퇴행하거나 철회한 것도 많은데 민주노동당에선 확실하게 공약을 발표한 것에 대해 환영의 말씀을 주셨다”며 “낙태죄 보완입법 문제와 관련해서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건 이전보다도 훨씬 퇴행한 것이라, 이런 부분에 많이 답답해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는 지난 13일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선언하며 비동의 강간죄와 낙태죄 대체입법,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여성 후보 공천 비율 의무화 등 성평등 공약을 낸 바 있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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