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12명 구하고 다시 바다로…금성호 생존 항해사 “누구라도 그렇게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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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된 '제주 비양도 앞바다 어선 침몰 사고'에서 필사적으로 동료 선원을 구한 이모 씨(41)가 135금성호 항해사가 "누구라도 그렇게 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135금성호 침몰 당시 구조에 나섰던 박모 씨(31)도 "이 항해사가 구명환(구명튜브) 2개를 던져 사다리에 오르는 방식으로 어선 프로펠러 쪽에 매달린 선원 12명을 구해내는 등 필사적인 구조 작업을 벌인 뒤 제일 마지막에 배에 올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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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135금성호 항해사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선원 모두 가족 같은 사이였다
빨리 집으로 돌아오라”며 눈물…
동료 선원 “내 생명 구해준 은인”
2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된 ‘제주 비양도 앞바다 어선 침몰 사고’에서 필사적으로 동료 선원을 구한 이모 씨(41)가 135금성호 항해사가 “누구라도 그렇게 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9일 135금성호 침몰 사고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제주해양경찰서에서 동아일보와 만난 이 씨는 “직책을 다 떠나서 선원 모두가 가족 같은 사이였다”며 “살아있는 게 죄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이 항해사와 함께 조사를 받은 인도네시아 선원 토모 씨(25)는 “다들 바다에 빠진 후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선미 프로펠러를 붙잡았다”며 “이 항해사는 내가 구명뗏목을 탈 때 물에 빠지지 않도록 끝까지 붙잡아 줬다. 이 항해사는 생명의 은인”이라고 설명했다.
135금성호 침몰 당시 구조에 나섰던 박모 씨(31)도 “이 항해사가 구명환(구명튜브) 2개를 던져 사다리에 오르는 방식으로 어선 프로펠러 쪽에 매달린 선원 12명을 구해내는 등 필사적인 구조 작업을 벌인 뒤 제일 마지막에 배에 올랐다”고 했다.
구조 작업을 마친 이 항해사는 한림항으로 귀환했지만, 다시 바다로 나가 수색 작업에 참여했다. 소방 당국은 “간단한 치료를 받은 이 항해사는 본인이 ‘사고해역에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어 동료 구조작업을 돕겠다’며 다시 배를 타고 사고해역으로 나갔다”고 했다.
이 항해사는 “선원들과는 길게는 몇 년, 짧게는 몇 개월을 알고 지내며 형, 동생 사이로 지냈다”며 “아직도 마음이 좋지 않다. 빨리 실종자들이 집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며 눈물을 닦았다.
135금성호는 8일 오전 4시경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첫 번째 운반선에 고기를 옮긴 뒤 두 번째 운반선을 기다리던 중 전복됐다. 135금성호는 여러 배가 함께 조업하는 ‘선망어업’에서 고기를 잡는 역할을 담당한 ‘본선’이었다. 본선이 그물로 고기를 포획하면 주변에 대기하던 운반선이 하나씩 접근해 포클레인 같은 기구로 그물 속 고기를 퍼 날라 가져간다. 주변에는 작업 지점을 환하게 밝혀주는 등선(조명을 담당한 배)도 있었다.
승선원 27명 중 15명은 인근 어선에 의해 구조됐지만 이 중 2명이 숨졌다. 나머지 12명은 실종 상태다.
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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