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양호했는데...12명 실종, 2명 사망 금성호 왜 뒤집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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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새벽 제주 비양도 해상에서 어선이 침몰하며 선원 2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된 가운데 사고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풍속과 파도 등 기상이 나쁘지 않았는데도 조업 중 배가 순식간에 뒤집혔기 때문이다.
기상 상황이 비교적 나쁘지 않았던 건데 왜 배가 뒤집힌 걸까? 2012년 발표된 '어선의 전복사고 원인별 분석에 관한 연구(정창현·박영수 등)' 논문을 보면, 기상 상황이 나쁘지 않아도 배는 전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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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새벽 제주 비양도 해상에서 어선이 침몰하며 선원 2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된 가운데 사고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풍속과 파도 등 기상이 나쁘지 않았는데도 조업 중 배가 순식간에 뒤집혔기 때문이다.
제주해양경찰청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실종자 수색 상황에 더해 “수사본부를 꾸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해경의 설명 등을 종합하면, 침몰한 135금성호(129t)는 대형선망어업을 하는 고등어잡이 선단의 본선이다. 주로 고등어·전갱이·오징어·갈치·삼치 등을 잡는 대형선망어업은 고기를 잡는 본선 1척과 고기떼를 모으는 등선 2척, 잡은 고기를 옮기는 운반선 3척 등 총 6척의 배가 하나의 선단을 이뤄 가까운 바다에서 작업한다. 전날(7일) 오전 11시49분께 서귀포항을 출발해 이날 새벽 비양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던 135금성호는 운반선(11 금성호)에 어획물을 옮긴 뒤 다음 운반선을 기다리던 중 갑자기 뒤집혀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까스로 구조된 135금성호 선원 ㄱ(63)씨는 “운반선에 1차로 어획물 옮겨 실은 뒤 배가 기울었다. 처음엔 서서히 기울어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순식간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135금성호는 그물이 있던 오른쪽으로 기울면서 전복됐다. 사고 당시 선내에는 조리장 2명이 있었고, 나머지 선원 대부분은 갑판에서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채 어획물을 운반선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날 새벽 사고 해역엔 초속 4∼6m의 바람이 불었고, 파고는 1m 높이 정도였다. 기상 상황이 비교적 나쁘지 않았던 건데 왜 배가 뒤집힌 걸까? 2012년 발표된 ‘어선의 전복사고 원인별 분석에 관한 연구(정창현·박영수 등)’ 논문을 보면, 기상 상황이 나쁘지 않아도 배는 전복될 수 있다. 실제 2007∼2010년 해양안전심판원에서 인정된 어선 전복사고 30건 중 67%(20건)가 초속 14m(풍랑주의보 발효 기준) 미만의 풍속일 때 발생했고, 파고 1m 미만일 때 일어난 전복사고도 37%(11건)였다.
해당 연구에선 무게중심이 상승하면 배가 전복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배 아래 설치된 물고기 보관 창고가 비거나 연료나 물을 거의 소모한 경우, 창고 일부가 비어 어획물이 안에서 움직이는 경우, 어구나 어획물을 갑판 위에 과다하게 선적한 경우 무게중심이 위로 올라가며 배가 복원력(평형을 유지하던 배나 비행기가 바람·파도 따위 외부의 힘에 한쪽으로 기울어졌을 때 다시 원래 위치로 되돌리려는 힘)을 잃고 전복될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물 걷어 올리는 작업 중 그물줄이 해저장애물에 걸릴 경우에도 배가 전복될 수 있다. 135금성호는 어획물을 운반선으로 옮긴 뒤 그물을 걷는 상황에서 경사가 기울며 뒤집혔다. 창고에 보관된 어획물량이 갑자기 줄어 배의 무게중심이 상승했거나, 그물이 해저장애물에 걸렸을 가능성을 우선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해경 관계자는 “어획량이 어느 정도였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배가 복원력을 상실하게 된 주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예린 허호준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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