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산책하던 시민 13명 덮쳤다”…도심 나타난 오소리, 공존 해법은?
원통 모양 얼굴에 작은 귀, 뭉툭한 주둥이를 한 이 동물.
오소리입니다.
겉보기엔 귀엽고 순한 듯 보이는데요,
하지만 성격엔 의외의 반전이 있습니다.
["하악."]
앞발 선제공격 한 방에 독사도 기절시키는 오소리.
'작은 곰'이라 불릴 만큼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지닌, 알고 보면 포악한 야생 동물입니다.
[사육사/KBS '환경스페셜'/2023년 2월 : "오소리는 무섭습니다. 사실상 이렇게 가까이 있을 수도 없고 오소리한테 물리면 진짜 병원 가야 합니다. 응급실에. 손가락 같은 데 물리면 잘리진 않지만, 관통은 되죠."]
이런 오소리가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도심에 출몰해 시민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오소리 출현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린 이곳.
경기 하남 위례신도시입니다.
지난해부터 유독 출몰이 잦아지며 한밤중 아파트 분리수거장을 유유히 배회하는 모습도 포착됐는데요,
[아파트 주민/KBS 뉴스/지난해 7월 : "한 번 봤는데 (이웃) 어른이 와 보래요. 이게 오소리니까 기억하고 보고 빨리 지나가라고, 위험한 동물이라고."]
우려는 곧 현실이 됐습니다.
지난 1년간 오소리에게 물린 시민만 13명.
이 중 1명은 골절 수술을, 10명은 파상풍과 바이러스 예방 치료를 받았습니다.
잇따른 사고에 하남시는 포획 틀을 설치해 시민 보호에 나섰는데요,
오소리는 현행법상 보호종이지만, 주민 안전을 위협할 경우 예외적으로 포획이 가능합니다.
급기야 지난 6월엔 오소리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해 달라며 정부에 건의했는데요,
하지만 앞서 개체 수 과잉과 농작물 피해로 유해야생동물 지정이 예고된 꽃사슴과 달리, 오소리는 객관적 근거가 부족해 지정 가능성이 작습니다.
환경단체들도 오소리의 도심 출몰이 '유해 동물' 문제가 아니라, 그린벨트 해제와 아파트 개발로 서식지를 잃은 결과라고 주장하는데요.
때문에 무작정 제거할 게 아니라 공존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박인훈/야생생물관리협회 하남지회장/KBS 뉴스/지난해 7월 : "(아파트 주변에) 먹이가 있고 그렇잖아요. 걔네는 그걸 머릿속에 기억해요. 주기적으로 오는 거예요."]
하남시는 주민 의견을 반영해 기존의 포획단 운영을 오늘부터 자율방범대 순찰로 전환했는데요.
주민 안전과 생태 보전 사이 균형 잡힌 해답 마련이 과제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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